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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나라' 페루서 무소속·정치초보 볼루아르테, 운명은

前 정부와 거리두기·카스티요 지지층 반발 등 정치적 기반 '미약'
고질적 정쟁·여소야대 국면서 '국민 통합 정부' 신설?…'미지수'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2022-12-10 06:03 송고 | 2022-12-10 10:19 최종수정
7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국회의사당에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취임 후 의원들에게 양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7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국회의사당에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취임 후 의원들에게 양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자신의 러닝메이트였던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부통령에서 첫 여성 지도자가 된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향후 정치 운명에 귀추가 주목된다.

취임 연설에서 전임 대통령의 의회 불법 해산 시도를 '쿠데타'라고 비판하며 거리두었지만 카스티요 전 정부 부통령과 장관을 겸임한 그로서 이번 정국의 혼란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만도 없다.
AFP통신은 8일(현지시간)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전 상사가 축출돼 체포된 이래 예기치 않게 집권하게 됐다"며 "조기에 자리에서 물러난 이전 대통령들과 같은 운명을 피하려면 조심스럽게 발 들일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이래 각종 부정부패 혐의로 수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야당이 장악한 의회는 대통령직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도덕적 능력'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수차례 그를 탄핵의 심판대 위에 올렸다. 

지난 6년간 무려 대통령이 6명이나 교체될 만큼 페루의 정치적 불안은 상당하다. 특히 2020년에는 5일만에 대통령이 3번 교체됐다. 2018년 이후 도덕적 결함으로 3명의 대통령이 탄핵됐다. 페루 대통령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5년 단임제다.
이와 같은 시기에 정권을 잡은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국민 통합 정부'를 만들어 정국 혼란을 잠재우고자 했다. 그는 "다양한 혈통으로 구성된 국민 통합 정부를 설치하기 위해 정치적 휴전"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AFP는 "불과 5년 만에 페루의 여섯번째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의 첫 연설은 그가 정당 지지가 없는 유권자들과 단일 의회 모두의 지지를 얻기 위한 명백한 행동이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가 공언한 국민 통합 정부 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루는 1990년대 '우파' 진영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그에게 충성하는 후지모리즘과 반대 세력 그리고 이들 다툼에 질린 국민들 간 갈등이 수년간 지속 됨에 따라 갈등의 골이 깊은 상태다.

부통령 이전에 정치 이력이 전무했던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자신을 뒷받침해줄 기반도 상당히 취약하다. 유일한 보금자리였던 집권여당 '극좌' 성향의 자유페루 국민전선에서 올해 초 제명됐다.

더욱이 그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 세력의 반발을 잠재워야만 한다. 전날 수도 리마에서는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기도 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볼루아르테는 우리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국민 투표에서 당선돼야만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슨 마르크작 미국 싱크탱크 라틴아메리카센터 부소장은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모든 정치 행위 간 대화를 요구했는데 실행하기는 어렵다"며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2018~2020)은 무소속이었는데 2020년 의회에서 탄핵당하면서 시위 물결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수우파'가 지배한 여소야대 의회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AFP는 "페루 정치는 변덕스럽기로 악명이 높다"며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의회로부터 당장은 환호받고 있지만 언제까지 의회의 정치적 휴전이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국민 통합과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 들 공산도 작지 않다. 오는 2026년으로 예정된 총선 일정을 앞당김으로써 국민이 외면한 의회를 쇄신한다는 복안이다.

지난달 페루문제연구소(IEP) 여론조사에 따르면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시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87%에 달했다.

페르난도 투에스타 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그가 2026년까지 임기를 유지하는 데 있어 행정부와 입법부 두 부분이 중요하다며 "한 부분(행정부)은 해결됐지만 의회는 여전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장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몇일 내로 새 내각 구성을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신뢰할 만한 장관과 경험 많은 총리를 임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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