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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숏' 쳤으면 떼돈"…DAXA 절차 문제 삼는 위믹스 투자자들

위믹스, 오케이엑스서 선물거래 가능…"상폐 정보 유출 시 이득 취할 수 있어"
유통량 차이 외 장 대표 발언도 상폐에 영향…투자자 불만 토로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2022-11-25 08:19 송고 | 2022-11-25 08:21 최종수정
위믹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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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통보를 받은 가운데, 위믹스 투자자들이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의 심사 및 공지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닥사 차원의 거래소 공지보다 언론보도가 먼저 나온 점을 문제 삼고 위믹스 선물 거래 '숏(매도) 포지션'에 자금이 몰렸고, 시장 불안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정보가 사전 유출된 만큼, 이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취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내놨다. 

당초 닥사가 밝혔던 유의종목 지정 사유 외에 다른 요인이 상장 폐지에 영향을 준 점도 논란의 쟁점이다. 

닥사는 위믹스의 유통 계획량과 실제 유통량이 다르다는 이유로 위믹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상장 폐지 시 그 근거도 유통량이어야 했지만, 닥사는 유통량은 물론 장현국 대표의 발언 등 다른 요인도 고려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이 점 또한 부당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정식 공지 전 '숏 포지션'에 자금 몰려…시장 불안 심화
24일 닥사는 거래소 공지사항을 통해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거래 종료 시점은 오는 12월 8일이다. 닥사에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위믹스를 상장한 4대 거래소가 소속돼 있다.

거래소 공지사항이 나온 건 오후 7시 40분 경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선 7시 24분 경 업비트, 빗썸, 코인원이 위믹스를 상장 폐지한다는 보도가 먼저 나왔다.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정식 공지가 올라오기 전인 15분 간 해외 거래소 오케이엑스(OKX)의 위믹스 선물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 때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 예상하는 '숏 포지션'을 취했다면 큰 금액을 벌 수 있었다. 

이에 투자자들은 상장 폐지 정보를 미리 알 경우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위믹스 투자자 A씨는 "거래소 공지보다 보도가 먼저 나온 것은 닥사 외부에도 상장 폐지 결정을 미리 알았던 인물이 있었다는 의미"라며 "내부도 마찬가지다. 내부 관계자의 코인 보유를 제한할 수 있는 법은 없지 않나. 상폐 정보를 미리 알았다면 떼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상자산 투자 커뮤니티를 이끄는 B씨도 "선물 거래가 가능한 코인인데 공시보다 언론 보도가 먼저 나온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위믹스 블록체인 상 데이터에선 상장 폐지 보도 30여분 전인 6시 52분부터 7시 3분까지 위믹스 120만개를 이동시키는 거래내역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점 역시 누군가 사전에 유출된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추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상폐 가능성 없다" 장 대표 자신감도 영향…투자자들 "상폐 기준 모호"

이 밖에도 투자자들은 당초 유의종목 지정의 원인이었던 유통량 차이 외에 다른 요인이 상장 폐지에 고려된 점도 비판하고 있다.

위믹스 상장 폐지를 공지한 거래소들은 이유 중 하나로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을 내세웠다.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에게 미디엄, DART(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닥사의 거래 지원 종료 여부 등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수차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발표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는, 투자자 보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여러 사정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장현국 대표가 기자간담회 등에서 "상장 폐지 가능성은 없다"고 자신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이달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닥사와 소통하며 질문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고 있다. 상장 폐지는 상상하기 어렵고, 가능성도 없다고 본다"고 자신한 바 있다. 이후 17일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장 대표의 자신감이 오히려 해가 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닥사의 결정에 앞서 유의종목 해제를 자신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 될 수 있어서다. 또 투자자들을 볼모 삼아 닥사에 압력을 넣는 것처럼 보였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위믹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점이 상장 폐지에도 영향을 미친 게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투자자 C씨는 "유통량을 알려진 것보다 더 풀어버린 건 분명 잘못이고, 위믹스 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유통량 차이 외에 다른 요인도 상장 폐지 원인이 된 건 아쉽다. 상장 폐지 기준이 모호하다"고 토로했다.

상장 폐지 소식이 알려지면서 위믹스 가격은 대폭 하락, 기존 투자자들의 피해는 클 것으로 보인다. 25일 오전 7시 20분 업비트 기준 위믹스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66.9% 하락한 777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위메이드는 상장 폐지 결정에 불복, 개별 거래소들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위메이드는 입장문을 내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해당 결정을 취소하고 거래 지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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