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결과 나빠도 과정까지 부정되지 않았으면"…'메이저 퀸' 전인지의 진심

2018년 이후 3년8개월 간 무관…"결과로 판단돼 아쉬워"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인내심 갖고 지켜봐주셨으면"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2-09-16 05:00 송고
전인지가 15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이천GC에서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 5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2022.9.15/뉴스1
전인지가 15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이천GC에서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 5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2022.9.15/뉴스1

"결과로 과정까지 판단되는 것이 억울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1년만에 국내 무대에서 경기를 치른 전인지(28·KB금융그룹)가 이렇게 말했다. 정확히 1년 전 같은 대회에서 '톱10'의 성적을 찍고도 '무관'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털어놓은 속내다.
전인지는 지난 15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668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1라운드 버디 1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적어내며 공동 12위를 마크했다.

KLPGA투어 메이저대회로, 톱랭커들이 총출동하는 가운데서도 가장 큰 관심은 단연 전인지다.

전인지는 지난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년8개월간의 무관에서 벗어났다. 특히 프로 무대에서 기록한 15승 중 8승을 메이저대회에서만 쓸어담으며 '메이저 퀸'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그런 그가 1년만에 치르는 국내 경기였기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전인지의 팬클럽을 비롯해 일반 갤러리들도 평일부터 몰리며 전인지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1년 사이 달라진 점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전인지는 주변의 시선을 언급했다.

그는 "20대 초반에 KLPGA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팬들이 많아지고,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 신기했다"면서 "그런데 골프가 뜻대로 되지 않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는 누군가 알아보는 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뗐다.

이어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었는데, 어리석게도 '골프가 안 되니까 좋은 점도 있구나'하는 생각도 했다"면서 "지나고 보니 바보같은 생각이었고, 감사함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고 했다.

전인지는 "운동선수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때로는 결과로 과정 전부가 판단되고, 과정을 말할 기회조차 없을 때도 많다"면서 "6월에 우승하기 전까지 긴 시간 속에서도 스스로는 과정이 잘 되가고 있고, 옳은 길로 가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도 타인에 의해 부정적으로 판단되는 상황이 아쉽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많은 승수를 쌓지 못하는 우려의 시선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이었다.

전인지는 "우승 경쟁을 하다가 놓치면 정말 아쉽다. 누구보다도 선수 본인이 가장 아쉽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옆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선수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 년동안 한국선수들이 잘 했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좀 더 기다려주시면 좋을 것 같고, 저 역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인지는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고 나태해지거나 골프를 가볍게 대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치르고 있기 때문에 지켜보시는 분들도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