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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vs 트럼프' 美 중간선거 레이스 본격화…민심 향방은

열세하던 민주당, 낙태권 판결 이후 진보 결집…초박빙 승부 예상
바이든 '트럼프 때리기' vs 공화당 '정권 심판론'…차기 대선 초읽기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2022-09-12 10:04 송고 | 2022-09-12 23:28 최종수정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11일(현지시간)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제118대 미국 중간선거. 조 바이든 행정부 성공, 나아가 차기 대선 승패를 좌지우지할 의회 장악에 나선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권 심판론을 꺾고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대선까지 탄탄한 대선 가도를 다지는데 유리하다. 마찬가지로 공화당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소야대' 정국을 조성해야만 한다.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기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법원 판결이 불러온 진보 결집…민주당 '반등세'
낙태권 옹호 단체가 2022년 6월24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결정을 뒤집는 판결을 내리자 미국 대법원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낙태권 옹호 단체가 2022년 6월24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결정을 뒤집는 판결을 내리자 미국 대법원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통상 중간선거는 집권당에 불리했다. '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 불리며 정권 심판적 성격이 강해서다. 미 남북전쟁 이래 대통령 4년 임기 중간에 실시된 선거에서 집권당이 양원 모두 승리한 경우는 단 두 번뿐. 대공황 시기인 193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부와 9·11 테러 직후였던 2002년 조지 W. 부시 정부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임기 시작 이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상반된 국정 운영 방식으로 50% 이상 지지율을 획득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으로 50%선이 붕괴된 지지율은 이후 코로나19 장기화, 공급망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국제유가 등 잇단 악재로 부침을 거듭하다 마침내 지난 5월 최저치(36%)를 기록했다.

그러나 선거 5개월을 앞두고 낙태권 문제가 선거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민주당의 반등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6월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결정을 계기로 여성·진보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정부·여당이 총기 규제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지원법 등 국가 재건을 위한 주요 입법을 빠른 속도로 처리함에 따라 바이든 지지율도 상승세를 보인다. 지난달 44%까지 회복했다.
◇건재한 '정권 심판론'에 아직은 공화당 유리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박람회장에서 열린 집회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연설을 듣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박람회장에서 열린 집회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연설을 듣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런데도 아직은 공화당이 유리하다는게 중론이다. 당초 대세론은 공화당의 상하원 모두 승리였다. 다만 최근 예기치 않게 민주당이 약진하면서 근소하게 이기거나 상원에서는 밀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웬디 쉴러 브라운대 정치학과 교수는 "공화당은 여전히 하원 선거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은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에 대한 불만을 표시할 기회를 항상 좋아했다"고 밝혔다.

8일 기준 하원은 정원 435명 가운데 민주당 219석, 공화당 211석, 공석 5석으로 구성돼있다. 미 선거예측사이트 '270투윈'은 이번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 204곳, 공화당 218곳에서 우세하며 13곳은 경합지로 분류했다. 중도성향 정치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만약 민주당이 하원에서 221~214로 근소한 다수를 차지한다면 공화당은 4석만 확보하면 된다"며 "의회 선거구 재획정 탓에 자동으로 공화당은 3석 정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상원 의석은 양당이 50대 50으로 팽팽한 가운데 전체 100석 가운데 공화당 21곳, 민주당 14곳 총 35곳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270투윈은 공화당 20곳, 민주당 13곳에서 승리하고 네바다·조지아 2곳의 경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도 판세를 확정 짓기 어려워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7일 기준 민주당 51 대 49 비율로 소폭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든 VS 트럼프 대리전…'미니 대선' 초읽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황금시간대에 맞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정치인들이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황금시간대에 맞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정치인들이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대법원의 낙태권 판결 이후 다시금 요동치는 판세에 남은 기간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세력을 가리켜 '마가 공화당'이라 직격하며 그 포문을 열었다. 마가(MAGA)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다.

트럼프 세력이 장악한 현재 마가 공화당은 기존 전통·보수적 가치를 외면한 '극우 파시즘' 정당으로 미국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기 이래 전 정권에 대한 직접 비판을 삼가왔던 바이든 대통령의 노골적인 '트럼프 때리기'로 선거 열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기세를 몰아 그는 주요 경합지를 돌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윌크스 배리의 모히건 선 아레나에서 열린 11월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윌크스 배리의 모히건 선 아레나에서 열린 11월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적이며 FBI는 악직절인 괴물"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을 '마가 공화당'이라 구분 짓고 트럼프 세력을 '준 파시스트'로 규정한 데 대해 국가 통합을 져버리고 국민 분열을 일으킨다고 맹폭에 나섰다. '공화당 갈라치기'는 국내 인플레이션, 범죄·테러 위협, 국경과 이민 문제, 공교육 붕괴 등 정부 실책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정권 심판론'을 바탕으로 대여 공세를 지속할 것이다.

공화당 내 트럼프 전 대통령 입지는 여전히 막강했다. 그의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공화당 의원 10명 가운데 본선 진출자는 단 두 명뿐이다. 주 단위 선거까지 포함해 그의 지지를 받은 235명 가운데 183명이 당내 경선을 통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존재감이 커지면서 이번 선거가 바이든 대 트럼프의 2020 대선 리턴매치 더 나아가 '미니 대선'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 의사를 거듭 피력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번 선거 이후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간선거의 관전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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