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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前직원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예견된 사고"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1-01-05 17:01 송고
일본 도쿄전력. © AFP=뉴스1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가 예견된 사고였다는 도쿄전력 전직 직원의 양심선언이 나왔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의 간부 후보로도 거론됐던 전직 직원 A씨는 5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전 사고는 당연히 일어날 만한 사고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버블기에 입사해 순조롭게 출세가도를 걷던 A씨는 입사 후 줄곧 도쿄전력 사령탑으로 꼽히는 기획부에서 일했다. 이런 A씨의 인생은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사고를 기점으로 크게 바뀌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당시 내가 본 광경은 도쿄전력이 전혀 상정하지 않은 사태였다"며 "1호기 원자로 건물이 폭발해 14일 오전 3호기, 15일 오전 4호기 원자로 건물이 연달아 날아갔다 13호기가 멜트다운하는 전례 없는 사고였다"고 회상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 AFP=뉴스1

사고 이후에도 경영진들은 위험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는 데만 급급했다.

A씨는 사고 3개월 후 도쿄전력 자체 조사보고서를 정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시 보고서 초안에 사고 원인을 쓰려고 하자 가쓰마타 쓰네히사 당시 회장은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건 쓸 필요가 없다" "왜 네가 마음대로 정하냐"고 나무랐다.  

그는 이런 회장의 태도가 "'사고는 천재지변으로 막을 수 없었다'는 시나리오를 요구하고 있다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내 전문가 집단에 뿌린 내린 '안전 신화'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2004년 위기담당 부서에 있을 때 원자력 담당자에게 "어떤 원인으로 원전이 사고를 일으켜, 방사능이 외부에 유출되는 리스크 시나리오가 있지 않은가"라고 질문했다. 구소련의 체르노빌과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사고를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하지만 되돌아 온 대답은 "그런 리스크는 없다"였다. A씨가 납득하지 못하고 거듭 묻자, 담당자는 "그런 위험은 전부 배제됐으니 있을 수 없다. 안전은 이미 확립돼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위기담당 부서는 상정할 수 있는 가장 중대하고 영향도 높은 리스크를 각 부문으로부터 알아내는 것이 임무였다"면서 "그 때 더 열심히 리스크를 끌어낼 수 있었다면, 원자력 발전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라고 후회했다. 

사고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도쿄전력 전직 경영진 3명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된 형사 재판(1심은 무죄 판결)에서는, 최대 규모의 해일을 예측해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는지를 둘러싸고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A씨는 수년전 도쿄전력을 퇴사한 자신이 굳이 이번 인터뷰에 응한 건 다시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고 후 안전 중시 문화가 정말로 도쿄전력에 정착됐을까. 사고를 교훈으로 삼아 정말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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