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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피의 절반은 민주화 한국의 것, 홍콩시위에 관심 감사"

정치학도에서 정치의 가운데로...조던 팽 구의원
차연소 당선 "한국 관심에 감사...정치권도 관심 달라"

(홍콩=뉴스1) 황덕현 기자 | 2019-12-16 06:30 송고
15일 오전(현지시각) 홍콩 케네디 타운역 앞에서 만난 조던 팽 구의원(21, 팽가호)이  민주화 시위 도중 구속 수감된 시위 참여자에게 전달할 크리스마스 카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응원 메시지를 받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9.12.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15일 오전(현지시각) 홍콩 케네디 타운역 앞에서 만난 조던 팽 구의원(21, 팽가호)이  민주화 시위 도중 구속 수감된 시위 참여자에게 전달할 크리스마스 카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응원 메시지를 받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9.12.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홍콩 민주화시위가 소강상태냐고요? 방법이 바뀌었지 여전히 홍콩은 뜨거운 상태입니다. 한국의 지지에 감사한 마음이에요."
15일 오전(현지시각) 홍콩 케네디 타운역 앞에서 만난 조던 팽 구의원(21, 팽가호)은 이같이 말하면서 한국말로 "감사, 고마운"이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그는 지난 11월24일 열린 2019년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차연소로 당선됐다. 최연소 당선자는 그보다 2달 늦게 태어난 대학생이지만 한국인 부모를 둔 당선자는 그가 유일하다.

그는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도전하게 됐고, 젊은 만큼 시민 가까운 곳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뉴스1>과 조던 팽 의원이 마주한 곳도 지하철 역 바로 앞으로, 그는 이날 민주화시위 도중 구속 수감된 시위 참여자에게 전달할 크리스마스 카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응원 메시지를 받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대여섯살 어린 꼬마부터 구순을 훌쩍 넘긴 할머니까지, 그는 친근하게 다가가서 민주화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말 것을 강조했다. '메모를 끄적이는 꼬마에게 한 말이 무엇이냐'고 묻자 "엽서 많이 가지고 가서 친구들도 보여줘"라고, 팽 의원이 웃으며 말했다.

홍콩대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4학년인 그는 친중 성향의 민건련(民建聯) 소속 의원을 밀어내고 2014년 우산혁명 주도 인물들과 함께 구의회에 입성했다. 우산혁명 당시 시위와 최근 중국 본토의 범죄인 인도조약과 관련해 촉발된 시위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그는 입법회 의원에 비해 권한과 책임이 부족한 구의원부터 차근차근 밟아가면서 홍콩의 지위와 '일국양제'를 지켜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15일 오전(현지시각) 홍콩 케네디 타운역 앞에서 만난 조던 팽 구의원(21, 팽가호)이 민주화 시위 도중 구속 수감된 시위 참여자에게 전달할 크리스마스 카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응원 메시지를 받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시민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2019.12.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15일 오전(현지시각) 홍콩 케네디 타운역 앞에서 만난 조던 팽 구의원(21, 팽가호)이 민주화 시위 도중 구속 수감된 시위 참여자에게 전달할 크리스마스 카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응원 메시지를 받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시민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2019.12.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려고 한다." 그가 보여준 자신의 SNS에는 당선 직후부터 최근까지 매일 올려온 활동 내역이 담겨있다. 쓰레기 문제 해결부터 지역노인 구호까지 다양한 활동 가운데서 그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화와 홍콩 주권을 위한 활동"이라고 말했다. "(선거 이후 달라지지 않는 행정부 때문에)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民意從來沒丟淡) 그는 구의회선거 완승 이후 처음 열린 민간인권전선 주최 민주화시위 6개월 기념 집회사진을 올리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정치를 공부하고 직접 현실정치에 뛰어든 데 어머니의 영향이 없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어머니는 2.28 학생민주의거가 있던 대구에서 나고 자란 뒤 어른이 돼서 홍콩에 자리를 잡고 팽 의원을 낳았다. 그는 "'광주 데모크라시'(광주민주화운동)"를 언급하면서 "한국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학교나 책을 통해 많이 접했고, 최근 다양한 투쟁 모습을 보면서 홍콩 민주화도 쉽게 이뤄지지 않겠지만 의지를 놓지 않아야 하겠다는 교훈을 받는다"고 말했다. "물론 서울과 부산으로 여행도 다녀왔다"는 그의 말에서는 영락없는 20대 젊은이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

팽 의원은 최근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23, 황지봉)이 문재인 정부에 관심을 촉구한 것에 더해 한국 정치권도 홍콩 사태에 관심과 지지를 표명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세계 정세와 중국의 위상 때문에 쉽지 않지만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팽 의원은 '곧 찾아올 2020년은 어떤 미래를 꿈꾸느냐'는 기자 질문에 성탄 트리가 그려진 크리스마스 카드를 내보이면서 "이걸 보라"(Like this)라고 말했다. 트리의 최상단에는 숫자 '5'가 들어간 별이 있었다. 5에는 "5가지 요구사항 중 하나도 빼서는 안 된다"(5 demands, not one less)는 기치가 담겨있다. 5가지 요구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경찰의 강경진압에 대한 독립 조사 △체포된 시위자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다.

15일 오전(현지시각) 홍콩 케네디 타운역 앞에서 만난 조던 팽 구의원(21, 팽가호)이 민주화 시위 도중 구속 수감된 시위 참여자에게 전달할 크리스마스 카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응원 메시지를 받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9.12.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15일 오전(현지시각) 홍콩 케네디 타운역 앞에서 만난 조던 팽 구의원(21, 팽가호)이 민주화 시위 도중 구속 수감된 시위 참여자에게 전달할 크리스마스 카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응원 메시지를 받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9.12.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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