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엔비디아가 자사의 첨단 인공지능(AI) 칩이 수출 금지 국가, 특히 중국으로 밀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칩의 작동 국가를 표시할 수 있는 위치 확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위치 확인 기술은 미국의 대(對)중국 AI 칩 수출 규제를 우회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로이터 소식통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최근 몇 달 동안 비공개적으로 위치 확인 기능을 시연했다. 이 기능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기밀 컴퓨팅을 활용하는 것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형태로 선택 설치할 수 있으며 아직 정식 출시되지는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엔비디아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는 고객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칩의 전반적인 컴퓨팅 성능을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운영하는 서버와의 통신에 걸리는 시간 지연(time delay)을 활용해 다른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제공하는 수준의 칩 위치 정보가 제공되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기능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며 호퍼, 암페어와 같은 이전 세대 칩에도 해당 기능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성명을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전체 AI GPU 장비의 상태와 재고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구현하는 과정에 있다"며 "고객 설치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는 GPU 텔레메트리를 활용해 장비 상태, 무결성 및 재고를 모니터링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위치추적 기술은 백악관과 미국의 여야 의원들이 AI 칩 밀수를 막을 조치를 요구한 데에 따른 대응이다. 최근 법무부가 1억 6000만 달러(약 2355억 원) 넘는 엔비디아 칩을 중국으로 밀반출하려던 중국 조직을 형사 기소하면서 칩 위치확인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이와 관련, 중국의 최고 사이버보안 규제기관 역시 지난 7월 말 엔비디아를 소환해 중국에 판매한 칩에 '백도어(비밀 접근통로)'가 포함됐는지를 조사해 증명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자사 칩에 백도어가 없다며 강력하게 부인했고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보안을 침해하지 않고도 위치확인 기술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랙웰의 직전 모델인 H20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당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H200 사용을 금지할 가능성이 있어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shinkir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