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건의 사연, 2000건의 헌혈 응답…"생명을 잇는 피플"

헌혈-수혈 연결 '피플' 김범준씨, 후원·상금으로 운영
"시민들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플랫폼 운영이 목표"

지정헌혈 플랫폼 '피플'에 게재된 환자 사연 중 일부(피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지정헌혈 플랫폼 '피플'에 게재된 환자 사연 중 일부(피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사실 경제 논리로 모든 것이 이뤄지고 그런 게 당연한 세상인데 저는 '피플'(PPLE)이 어려운 분들이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 기댈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으면 해요."

지난 7일 뉴스1과 만난 지정헌혈 플랫폼 '피플'의 김범준 대표(23)는 천진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2019년 헌혈자와 수혈자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인 피플을 만들었다. 환자나 환자 가족들이 사연과 환자 정보를 게시하면 이를 읽고 도움을 주고 싶은 이들이 헌혈을 하는 방식이다. 현재도 피플 홈페이지에는 매일 헌혈자를 구하는 사연이 올라오고 있다.

'사회적 기업'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피플은 아무런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봉사자들의 모임에 가깝다. 김 대표를 포함 상시적으로 6~7명의 팀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보수를 받는 개념은 아니다. 당장 수십만원씩 나가고 있는 서버 운영비도 후원금과 공모전 상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서비스를 통해 큰돈을 벌고 싶은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과거 헌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김 대표는 대학 진학 후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서 '일곱살 어린이가 피가 부족해 수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사연을 보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위급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당장 피를 구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시작한 게 피플이었다.

2020년 김 대표가 군입대를 하면서 공식 서비스 제공은 중단됐지만, 헌혈자들이 스스로 참여해 피플의 활동을 이어갔다. 피플은 홈페이지와 카카오톡 오픈 채빙방을 통해 환자들의 사연을 전해왔는데, 공식 서비스가 중단돼 홈페이지가 운영되지 않는 2년여 동안 헌혈자들이 중심이 돼 오픈채팅방을 직접 관리해온 것이다. (관련기사: 코로나에 '피' 마르는 시기…이웃 위해 팔뚝 내준 '지정헌혈')

군 복무 중 오픈 채팅방 활동을 지켜봐 온 김 대표는 "사실 제가 시작한 일인데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 것에 죄송한 마음이 든다"라며 "이 문제에 공감해 주시고 헌신해 주신 분들이 있어서 전역하고 다시 한번 서비스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 대표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난 2019년부터 700여건의 환자 사연이 공유됐고 실제 헌혈이 이뤄져 인증이 된 건도 2000건이 넘게 됐다고 말했다. 공유된 사연 중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수술을 해야 되는데 피가 부족하다는 사연부터 희귀한 질병을 앓고 있어 주기적으로 수혈이 필요한 사람까지 다양했다. 김 대표는 공유된 사연을 보고 생애 처음으로 헌혈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피플이 헌혈 문화를 확산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정헌혈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개인 간의 소통으로 헌혈이 이뤄지면 혈액 수급이 중앙 통제를 벗어나 정말 위급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에게 혈액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정헌혈에 대해 '사연을 잘 쓰는 사람에게만 헌혈이 이뤄진다' '환자 개인 정보 노출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개인 간의 혈액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등의 비판도 제기된다.

이런 부정적인 입장에 대해 김 대표는 본인 스스로도 "지정헌혈이 너무 확대되서는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피플도 헌혈을 통해서 부가적인 것들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피플을 지정헌혈 뿐만아니라 헌혈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만들어 전반적으로 헌혈에 참여하는 독려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피플은 현재 웹 형태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4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피플이라는 플랫폼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라고 밝혔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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