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서울 매매 시장은 공급 부족 영향으로 추석 이후에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족한 아파트 공급이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시세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3일 뉴스1이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추석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라는 답변은 100%였다.
서울 집값 상승은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 이후에도 지속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시세는 4560만 원이었으나, 9월에는 4686만 원으로 2.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공급 부족이 시세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금리 인하 기대와 추석 이후 계절적 이사 수요가 겹치며 거래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의 추가 규제 발표 이전 선매수 분위기도 강해지고 있다. 강남권을 비롯한 핵심 지역에서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한강벨트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34억 6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입주 물량 부족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며 "수요 억제만으로 고가 아파트 시장을 제어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아파트값 상승의 풍선효과로 비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서울 오피스텔 시세는 전달 대비 0.13% 올라 8개월 연속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는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한다"며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지역일수록 상승폭이 큰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도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은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격 접근성도 양호하다"면서도 "전세보증보험 강화와 역전세 우려 등 부정적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방 아파트 매매 시장 전망은 '보합'이 우세했다. 뉴스1 설문에서 70%가 보합을 예상했다. 수도권 쏠림 현상과 지방 미분양 적체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기준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 1982가구로 전월 대비 6.2% 증가했다. 지역 경제 기반이 약화되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어진 상황이다.
청약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났다. 울산 무거동 '한화포레나'는 549가구 모집에 평균 경쟁률 10.7대 1을 기록했지만, 경북 고령의 한 아파트는 461가구 모집에 4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지방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세컨드 홈' 정책 등 세제 완화책을 내놨다. 하지만 취약한 산업 기반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인구 감소와 미분양 적체가 이어지면서 지방 집값 하락은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수석전문위원도 "수도권 과밀과 지방 침체라는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맞춤형 공급과 인프라 정책이 함께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assionkjy@news1.kr
편집자주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석 이후 서울과 수도권, 지방 아파트·비아파트 시장에서 매매와 전세, 월세 흐름이 엇갈리며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판단이 한층 어려워졌다. <뉴스1>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하반기 집값과 전셋값 전망, 정책 효과, 시장 대응, 향후 과제를 종합적으로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