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 유지보수 "안전상 코레일만 vs 다른 업체로 분리"…기싸움 팽팽

시설 유지보수업무 코레일 독점 삭제법안 국회서 논의 중
한문희 사장 "통합 원칙이지만 정부에 따를 것"…노조 우려

KTX 열차. 2023.9.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KTX 열차. 2023.9.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 독점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 골자인 법안이 국회서 논의가 진행되면서 이를 둘러싼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철도환경의 변화에 맞춰서 코레일만 유지보수를 하게 하는 것이 법에 명시돼 있는 것이 잘못됐다는 입장과 안전문제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작년 12월 발의한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철산법 개정안의 골자는 제38조에 명시된 '철도시설유지보수 시행업무는 철도공사(코레일)에 위탁한다'는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것이다. 코레일만 유지보수 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을 없앰으로써 제3의 업체 등도 시설유지보수 업무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에 찬성하는 쪽은 '변화된 철도산업 환경'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철산법 38조가 20년 전인 2003년에 만들어졌는데 그때와 비교해 지금이 철도산업의 규모도 상당히 커졌고, 운영사도 코레일 뿐만 아니라 SR(SRT), AREX(공항철도), 서울도시철도공사(진접선), 네오트랜스(신분당선) 등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의 철도산업 환경은 KTX, SRT,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으로 고속철도 시대로 넘어와있다"며 "이런 환경은 2000년대 초반과 산업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 것으로 당시 코레일이 주장했던 '충분하게 성숙하지 않은 산업이어서 유지보수도 운영사가 같이 해야한다'는 것과는 다른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도화된 교통인 항공만 봐도 MRO(항공기 정비) 사업은 따로 하고 하나의 독립적인 산업으로 가져가고 있는데 철도만 운영사가 유지보수까지 같이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안 맞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비슷한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국가철도 중에는 민자도 많이 들어와 있어 운영사가 다 다른데 시설유지보수업무를 코레일만 할 수 있게 법에 규정된 것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현행법이 바뀐 현재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봐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유지보수 업무 분리에 반대하면서 현재 방식을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다만 코레일은 정부의 최종 결정에는 따르겠다고 말해 입장 변화 가능성도 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도로는 어떤 차량이 들어올지를 전제하고 만들지 않지만 철도는 건설 때부터 어떤 차가 어느 정도의 시속으로 달릴지 세팅이 미리 된다"며 "다른 인프라에 비해 밀접도가 높아 (코레일이) 통합해서 유지보수나 운행을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 사장은 "정부가 정책 방향을 결정하면 그에 맞춰서 안전한 철도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노조는 안전문제를 지목한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철도 환경이 20년 전과 비교해 변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는데, 분리를 하면 운영사가 유지보수를 할 때 보다 안전우려가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20년 전에는 노사정이 함께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면서 저 조항을 만들었다"며 "우선 개정안 논의를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를 함께 밟아 가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개정안을 논의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는 오늘 21일로 예정돼 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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