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구조 분리발주 추진에 건축사·건축가 한목소리…"부작용 우려"

검단 아파트 붕괴 한 원인 '설계상 구조계산 오류'…국회서 건축법 개정안 발의 '불씨'
"건축과 구조는 한몸…건축물 안전 관련 근본적 대안 마련에 대립 아닌 동참해야"

 9일 대한건축사협회와 한국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 한국건축설계학회, 서울건축포럼 6단체는 서울 강남구 서초동 건축사회관에서 '건축구조 분리발주 관련 건축법 개정안 반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23. 11. 9/뉴스1 최서윤 기자
9일 대한건축사협회와 한국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 한국건축설계학회, 서울건축포럼 6단체는 서울 강남구 서초동 건축사회관에서 '건축구조 분리발주 관련 건축법 개정안 반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23. 11. 9/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건축사가 수행하는 건축물 설계·공사감리 업역 내 속해있던 건축구조기술사의 구조설계·감리를 분리 발주토록 강제하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되자 건축사 및 건축가 등 관련 전문가 단체가 한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9일 대한건축사협회와 한국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 한국건축설계학회, 서울건축포럼 6단체는 서울 강남구 서초동 건축사회관에서 '건축구조 분리발주 관련 건축법 개정안 반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구조설계는 건축물의 수명 기간 발생할 최대 내력에 대해 철근과 콘크리트 강도를 결정하는 과정으로, 통상 건축사가 기본설계로 일괄 수주한 뒤 건축구조기술사에게 별도 의뢰해 납품하는 '협력 관계'로 이뤄져 왔다. 감리도 건축사가 하는 구조다.

올해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공사현장 지하주차장 지붕 붕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설계상 '철근누락'이 구조계산 오류에서 기인한 것으로 확인되자,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구조설계·감리를 분리 발주해 구조기술사의 책임성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건축구조기술사가 건축구조 분야에 대해서는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 등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안을 지난 9월 25일자로 발의한 바 있다.

이에 건축사 및 건축가 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건축과 구조는 설계·감리 과정에서 반복적인 상호 수정·확인이 필요한 협력업무"라며 "업무 분리 시 비효율로 시간 및 비용 증가만 초래하며, 업무구분이 모호하고 책임소재에 관한 분쟁과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현실적으로 법안 작동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도 들었다. 단체는 "건축구조기술사 사무소는 681개로, 건축사사무소 1만6134개에 비해 약 23분의 1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면서 "인력 부족을 고려하지 않은 건축구조기술사 업무 확대는 구조업무 협력지연, 불법자격대여, 무자격 용역회사 확대 등 부작용만 초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건축사협회와 건축전문가 단체는 2만7000명의 건축사와 50만 명의 건축인을 대표해 법안에 반대하며 철회를 강력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은 "이번 사태로 건축물 안전에 관한 건축계 노력이 필요한 때임에도, 이번 사고의 본질이 마치 건축과 구조의 문제로 국한되고 왜곡되는 것이 대단히 안타깝다"고 이번 성명 발표 취지를 밝혔다.

임진우 한국건축가협회 대외부회장은 "구조-기능-미는 건축의 본질적인 3요소로, 이 3가지가 합리적으로 구현될 때 좋은 건축물이 완성된다"면서 "초융합 시대, 디지털 전환 등 변화 속 건축과 구조는 한몸이 돼 소통, 미래를 선도하는 건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진 새건축사협의회 부회장은 "이번 법안의 취지는 건축물 안전 확보임에도 안전 대책은 없고 계약 관계만 남았다"면서 "어떤 계약 관계로 건축물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데 오히려 LH 사태의 면피책이 된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일각에선 건축사 및 건축가 단체의 이번 반발을 소위 건축전문가와 구조전문가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보기도 한다. 이에 석 협회장은 "구조는 건축을 구성하는 요소이고 당연히 건축사가 해야 할 일"이라며 "단체의 직능 중 하나가 자신의 업역을 지키고 보호하는 건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임 부회장은 "현재 건축사와 건축가 단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일관된 안전 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발주, 계약, 시공, 설계도서작성, 구조계산서 해석 등 모든 문제가 검토되는 상황"이라면서 "건축구조기술사도 이에 참여해 같이 원인을 규명하고 진단하는 데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건축사협회는 계속해서 불거지는 건설현장 안전문제 중 건축부문의 근본적인 문제가 20년간 정체된 건축설계 민간대가 기준에 있다고 보고, 합리적인 대가 수준 확보를 위한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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