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카메론 카펜터(45)는 바흐가 지닌 특별한 매력으로 '시대를 뛰어넘는 생명력'을 꼽았다. 오는 4월 열리는 내한 공연을 앞두고 최근 진행한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다. 그는 2016년 연주회 이후 10년 만에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난다.
미국에서 태어난 카펜터는 5세 때부터 피아노와 오르간을 홈스쿨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영화관에 설치된 극장용 오르간에 매료된 경험이 계기가 됐다. 그는 "오르간 콘솔의 컨트롤 시스템과 색색의 스톱이 보여주는 방대한 음악적 가능성에 푹 빠졌다"고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예술학교와 줄리어드음악대학에서 음악적 기반을 다졌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작품을 오르간으로 편곡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2008년 텔락 레이블에서 발매한 첫 음반 '레벌류셔너리'(Revolutionary)로 오르가니스트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12~2013 시즌에는 베를린 필하모닉 역사상 최초의 상주 오르가니스트로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폭넓은 레퍼토리를 오르간으로 편곡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가 흥미롭다고 느끼는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그런 음악의 대부분이 오르간곡이 아니었기 때문에 연주하려면 편곡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곡 작업 자체가 즐겁다"고 덧붙였다.
카펜터는 직접 설계한 '인터내셔널 투어링 오르간'(ITO)을 갖고 다니며 연주한다. 이에 대해 "모든 파이프 오르간은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제 음악과 연주를 보다 개인적이고 일관적인 방식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ITO를 통해 클래식은 물론 영화음악과 대중음악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주로 '오르간계의 판도를 바꾼 혁신적인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먼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려준다. 이 작품은 변주곡 형식의 정점이자 음악적 건축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걸작으로 꼽힌다. 이어 그의 창작자적 면모가 강렬하게 드러나는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그는 이 곡에 대해 "거의 다시 작곡한 것에 가깝다"며 "많은 부분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두 작품을 함께 배치한 이유에 대해 "두 곡의 명확한 대비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라며 "그 이상의 깊은 연결고리를 찾는 일은 관객의 몫"이라고 했다.
오르간의 매력을 묻자 "오르간이 꼭 매력적인 악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에겐 이해하기 쉬운 피아노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오르간은 독특한 악기(a strange instrument)라고 답했다.
10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둔 소감도 전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제 성격과 스타일, 연주에 대한 접근 방식, 음악을 바라보는 생각이 많이 변했다"며 "저는 한국을 사랑한다, 언제나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방문을 기다린다"고 했다.
카메론 카펜터의 오르간 연주회는 4월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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