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의서커스 '쿠자'의 아티스트 지미 이바라 자파타는 공연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쿠자'를 무려 24번이나 본 관객도 만났다"며 "세계 곳곳을 돌며 무대에 서다 보면, 우리 공연을 통해 삶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했다.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쿠자' 언론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지미 이바라 자파타를 비롯해 제이미슨 린덴버그 예술감독, 김용관 마스트 인터내셔널 대표, '트릭스터' 역의 케빈 베벌리 등 6명이 참석했다.


'쿠자'는 곡예와 광대놀이 기술, 라이브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서커스 공연이다. 공연 제목은 '상자' '보물'을 뜻하는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 '코자'(koza)에서 따왔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광대 '이노센트'의 이야기를 따라 아크로바틱과 하이 와이어·티터보드·컨토션 등 환상적인 공연이 130분간 펼쳐진다.
이 공연은 200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전 세계 23개국 70개 도시 이상에서 5000회 이상 공연했으며, 누적 관객 수는 800만 명에 달한다. 국내에는 2018년 상륙해 20만 명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총매출 258억 원을 올렸다.
제이미슨 린덴버그 감독은 '쿠자'의 장점을 묻자, 케이(K)-컬처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한국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며 "한국 작품만큼 회복 탄력성, 사랑, 열정이 담긴 작품이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열정을 우리 극에서도 느낄 수 있다"며 "영화·춤·스포츠 좋아하는 분들은 꼭 오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흥행 비결'에 대해 "감동, 재미, 긴장감 등 다양한 매력이 있지만, 전통 서커스의 본질을 잊지 않는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며 "또 이노센트·트릭스터·광대 등 여러 캐릭터가 밝음과 어둠, 기쁨과 슬픔 등 삶의 희로애락을 절묘하게 표현한다"고 했다.

'쿠자'는 출연 아티스트들에게 꿈을 실현하는 무대다. 몽골 출신 '컨토션' 아티스트 닌진 알타노야크는 "다섯 살 무렵 처음 몽골의 전통 예술인 컨토션 공연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며 "너무 어렸지만 엄마께 '저 컨토션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훈련을 시작하고 나서는 정말 힘들었지만, 서커스 아티스트로서 꿈을 키워 왔기에 이 무대에 서 있다는 게 정 뿌듯하다"고 했다.
닌진 알타노야크가 선보이는 컨토션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극한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곡예. 몸을 비틀고 꺾는 극한의 신체 움직임을 예술적으로 표현한다.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휠 오브 데스' 아티스트 지미 이바라 자파타는 "공연을 통해 세상을 보고, 배우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그렇게 서커스 단원이 됐고, '쿠자' 무대를 통해 제 큰 꿈 중 하나를 이뤘다"고 말했다. '휠 오브 데스'는 단 2명의 아티스트가 약 726kg에 달하는 거대한 바퀴를 회전시키고, 그 위를 뛰어오르는 용감무쌍한 곡예로 관객을 압도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제이미슨 린덴버그 감독은 "'쿠자' 서울 공연은 단 3개월뿐이니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저희가 느꼈던 기쁨만큼 관객 여러분도 즐거움을 가져가시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11일 막을 올린 '쿠자' 서울 공연은 오는 12월 28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열린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