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잠들어 있던 백제의 소리…사비 왕궁서 '가로피리' 첫 출토

5일, 부여 관북리 유적 16차 발굴 조사 결과 공개
224㎜ 피리, 왕궁 화장실서 발견…총 329점 목간도

본문 이미지 - 횡적 출토 모습(국가유산청 제공)
횡적 출토 모습(국가유산청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1500년 전 백제 왕궁 유적에서 횡적(가로피리) 실물이 처음 출토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연구소)는 부여군과 진행 중인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 16차 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 시기(538~660)의 횡적을 발굴했다고 5일 밝혔다. 삼국 시대를 통틀어 실물 관악기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출토된 횡적은 백제 조당 건물 인근 구덩이(가로 2m·세로 1m·깊이 2m)에서 확인됐다. 대나무 재질로 제작됐으며, 네 개의 구멍이 일렬로 뚫려 있고 일부가 결실된 채 납작하게 눌린 상태였다. 잔존 길이는 224㎜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 구덩이 내부 유기물을 분석한 결과 인체 기생충란이 함께 검출돼, 해당 공간은 조당에 부속된 화장실 시설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횡적 X-ray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횡적 X-ray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이 횡적의 재질이 대나무이고, 인위적으로 가공된 구멍이 있으며, 엑스레이 분석 결과 입김을 불어 넣는 한쪽 끝이 막힌 구조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부여 능산리에서 출토된 백제 금동대향로에 표현된 세로 관악기와는 다른 형태로, 가로피리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소에 따르면 사비 백제 왕궁의 핵심 공간에서 악기가 출토됐다는 점에서, 이번 유물은 백제 궁중음악과 악기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백제의 음악과 소리를 실증적으로 복원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유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본문 이미지 - 관등과 관직이 표기된 목간(국가유산청 제공)
관등과 관직이 표기된 목간(국가유산청 제공)

삭설을 포함해 총 329점의 목간도 출토됐다. 이는 국내 단일 유적에서 확인된 최대 수량으로, 백제 사비기 가장 이른 시기의 자료로 평가된다.

목간은 사비 천도 초기 단계의 수로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됐으며, 간지년이 기록된 목간을 통해 제작 시기도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경신년'은 540년, '계해년'은 543년에 해당하며, 이는 백제가 공주(웅진)에서 부여(사비)로 천도한 538년 직후 시기다.

한편 연구소는 5일 부여군과 함께 부여 관북리 유적 16차 발굴 조사(2024~2025년) 성과를 공개한다. 부소산 남쪽의 평탄한 대지에 위치한 관북리 유적은 사비기 왕궁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1982년부터 발굴조사가 이어져 온 곳으로, 대형 전각 건물과 수로, 도로 시설, 대규모 대지 등이 확인돼 사비 왕궁지로 인식되고 있다.

본문 이미지 - 부여 관북리 유적 발굴지 전경(국가유산청 제공)
부여 관북리 유적 발굴지 전경(국가유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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