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애플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을 지원하는 '에어팟 맥스'를 출시하며 헤드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4년 전 기존에 없던 '에어팟'을 통해 무선 이어폰 시장을 개척한 애플이 고가 라인을 보강하며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 무선 이어폰에 이어 헤드폰까지 진출한 애플…'에어팟 맥스' 업계 최고 성능
9일 애플은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한 지 4년 만에 새로운 제품인 '에어팟 맥스'라는 헤드폰을 새롭게 선보였다. 노이즈 캔슬링이 적용된 에어팟 프로를 출시한 후로는 1년여 만이다.
애플은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처음 출시했을 당시 콩나물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두고 부정적인 반응들이 많았다. 그러나 무선이라는 장점과 애플 기기와의 부드러운 연결 등 편리한 사용성에 힘입어 디자인에 대한 비판과는 달리 에어팟은 점차 인기를 얻었고 본격적인 무선 이어폰 시대를 열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애플의 무선이이폰 시장 점유율은 29%로 독보적 1위다.
에어팟 1세대가 사용성에 중점을 뒀다면 이후 에어팟 2세대와 에어팟 프로를 출시하면서 음향기기로서의 성능 개선에 주력했다. 특히 에어팟 프로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하면서 한 단계 진화했다.
에어팟 프로가 출시되기 전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한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애플이 에어팟 프로를 통해 노이즈 캔슬링을 더욱 대중화시킨 것. 이에 애플은 에어팟 프로를 앞세워 지난해 5870만대의 무선 이어폰을 출하, 전 세계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은 에어팟 맥스를 통해 몰입감 있는 사운드에 더욱 중점을 두면서 음향기기 시장에서 또 한 발 내디딘 것이다.
애플은 에어팟 맥스에 탑재된 자체 제작한 H1칩과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 듀얼 네오디뮴 링 마그넷 모터 등이 업계 최고 수준의 사운드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여덟 개의 독립적인 마이크를 탑재해 에어팟 맥스에 최적화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리 기능을 제공하고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를 포함해 사용자의 머리 위치를 추적해 공간 음향도 다른 업체보다 뛰어다는 것. 특히 애플에 따르면 에어팟 맥스는 총고주파 왜곡을 1% 미만으로 유지한다. 이는 고가의 오디오 장비에서나 가능한 수준이다.

◇ 70만원대의 고급 헤드폰 '에어팟 맥스'…헤드폰 시장 넓힐 수 있을까?
다만 높은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71만9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헤드폰이 이어폰과 달리 마니아적인 성향이 강하고 시장 규모도 크지 않다는 점은 헤드폰 수요를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가격에 대한 부담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고급스럽고 퍼포먼스도 좋을 것 같지만 가격이 부담스럽다", "음질이 얼마나 좋길래 72만원이나 하는걸까"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무선 이어폰과 노이즈 캔슬링 시장을 주도한 애플이 새롭게 진출한 헤드폰 분야에서도 가격 부담을 뚫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헤드폰 시장에는 음향기기 업체들만 나와 있었는데 애플이 에어팟 맥스 제품을 출시하면서 무선 이어폰 시장처럼 헤드폰 시장도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70만원대의 높은 가격대에 대해서는 "이어폰과 다르게 고급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음향기기 특성상 소비자들은 실물을 보고 청음을 한 뒤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에어팟 맥스가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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