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조소혜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박사와 이승은 연구동물자원센터 박사 공동연구팀이 항바이러스 성능을 높이고 다양한 색까지 구현할 수 있는 나노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엘리베이터 버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존 항바이러스 필름은 기능성 금속 입자를 고분자와 함께 섞어 제작한다. 제작 과정에서 금속 입자의 일부분만 표면에 드러나 항바이러스 효과가 떨어진다.
연구팀은 용액을 졸(sol)이나 겔(gel)로 만들어 처리하는 '졸겔법'을 활용해 은 나노입자를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졸은 고체가 퍼져있는 유동성 액체고 겔은 액체에 고체가 망상 구조로 연결된 것이다.
은 나노입자는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과 결합해 바이러스의 구조와 기능을 파괴함으로써 감염 능력을 제한하고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이번에 만든 기술을 활용하면 은 나노입자를 박막의 표면에 위치시킬 수 있어 적은 양으로도 높은 활성을 보인다. 렌티 바이러스를 이용해 바이러스의 사멸 속도를 실험한 결과 상용 필름 대비 2배 이상의 빠른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보였다.
아울러 박테리아 대장균에 대한 항균 실험에서는 24시간 내 박테리아를 완전히 박멸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개발된 항바이러스 코팅 기술은 그 코팅층의 두께를 달리해 빛의 간섭을 제어함으로써 다양한 색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부가적인 장점도 있다.
조소혜 KIST 박사는 "이번 코팅 기술은 적은 원료로도 상용제품보다 높은 항바이러스 및 항균 효과를 보여 산업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의료소재, 가전, 건자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항바이러스·항균 효과를 구현해 미생물 관리 및 감염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버락 다르야 KIST 박사과정 학생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 화학회 응용 소재 및 표면'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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