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매끄러워 보이는 표면이라도, 원자 수준에서 보면 들쑥날쑥 거칠다. 구리 박막 표면을 원자 1개 층 두께의 오차로 매끄럽게 만들자, 녹이 잘 슬지 않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브리핑을 개최해, 정세영 교수(부산대학교)·김영민 교수(성균관대학교)·김성곤 교수(미시시피주립대학교) 연구팀의 성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 단원자층 수준의 거칠기를 가진 '초평탄 구리박막'을 만들었다. 표면거칠기는 박막 표면의 들쑥날쑥한 높이차를 말하는데, 연구진이 만든 박막은 0.2㎚(1㎚은 1억분의 1m) 수준의 거칠기를 보였다. 이는 원자 1개 층 수준의 거칠기다.
정세영 부산대 교수는 "평평한 면과 평평하지 않은 면에서의 차이는 전자들이 내부 경게에서 산란이 돼서 반사되는 등 전자가 직진성 있게 운동하기 어렵다"며 "평평한 면에서는 전자가 표면에서도 반사가 되거나 평평한 면을 진행해가기 때문에 물질의 성질이 바뀌어 버린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년간 공기에 노출된 초평탄 구리박막을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등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원자 한층 수준의 산화(녹슬음)도 관찰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구리는 장시간 공기중에 노출하면 산소와 결합해 산화물이 생성되며, 녹이 슨다.
이를 이론적으로 살피기 위해 연구진은 산소가 구리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에너지 변화를 계산하기도 했다. 표면 거칠기가 두 원자 층 이상일 경우 구리 내부로의 산소 침투가 쉽게 진행되는 반면, 완벽하게 평평한 면 이거나 단원자층 일 때는 산소 침투를 위해 매우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온에서는 산화가 일어나지 않음이 규명됐다.

이에 더하여 초평탄 박막 표면에 존재하는 산소는 산소가 존재할 수 있는 자리의 50%가 차면 더 이상 다른 산소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밀어내어 산화를 억제하는 자기 조절 기능이 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산업전반에 사용되는 구리의 산화 원인을 정확히 밝혔다는 점, 경제적으로는 나노회로 등에 사용되는 금을 구리 박막으로 교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원자 한 층 수준의 박막을 성장하는 자체기술을 개발하였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으며,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가진 구리에 의한 금의 대체는 경제적 이점 및 장비 소형화 등에 기여할 수도 있다.
정세영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구리 산화의 기원을 원자수준에서 규명한 세계 최초 사례"라며 "변하지 않는 구리의 제조 가능성을 열었다"라고 의미를 밝혔다.
과기정통부 개인기초연구 및 집단연구지원 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성과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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