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붉은 달. 어떤 문화권에는 불길함의 상징이다.
과학으로 설명 가능해진 이후에는 신기한 우주쇼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태양광을 반사한다. 달이 붉게 보이는 것은 달에서 망막에 도달하는 빛이 붉은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의 달에서는 태양에서 오는 다양한 색 성분의 빛이 반사되기 때문에 흰색 또는 노란색으로 보인다. 하지만 월식과 같이 특수한 조건에서는 달에 도달하는 빛이 주로 붉은색 성분이 남게 된다.

월식은 태양-지구-달 순서로 나열되고,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들어가더라도 지구의 대기를 지나며 굴절된 태양광이 달에 도달할 수 있다.
지구 대기에 태양광이 굴절되는 과정에서 빛의 산란이 일어난다. 이때 빛의 색을 결정하는 파장에 따라, 산란되는 정도가 다르다.
빛의 대기 산란은 파장이 짧은 푸른색 대역에서 많이 일어나고 붉은색 파장 대역의 빛은 상대적으로 덜 산란된다. 산란이 많이 일어나는 빛은 눈에 도달하지 못한다.
태양광이 대기에서 굴절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원리로 푸른 성분은 산란되고, 평소보다 붉은빛이 달에 도달, 반사 후 우리 눈에 비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빛의 산란 때문에 낮에는 푸른 하늘이 해 질 녘과 해 뜰 녘에는 붉게 물든다. 해 질 녘과 해 뜰 녘에는 빛이 대기에서 더 먼 거리를 이동하며 푸른 파장 대역의 빛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름마다 태양-지구-달 순서로 정렬되지만, 매번 월식이 일어나거나 달이 붉게 물드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지구의 공전 궤도와 달의 궤도 기울기는 5도가량 틀어져 있어서다.
위에서 보면 태양-지구-달 일직선이지만, 옆에서 보면 일직선이 아니기 때문에 태양광이 달에 직접 비쳐 노랗고 둥근 달이 보이게 된다.
한편, 이번 월식은 날씨가 좋더라도 도심에서는 관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의 박대영 천문우주팀장은 "이번 개기월식은 최근 들어 지속시간이 가장 짧은 월식이자 달이 뜬 직후에 일어나는 월식이므로 도심에서는 관측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국립과천과학관 실시간 중계를 꼭 시청하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26일 오후 7시30분부터 월식을 생중계하며, 월식의 원리, 빈도 등 과학적 원리를 해설한다.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개기월식은 지난 2018년 7월28일에 있고, 다음 개기월식은 2022년 11월8일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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