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전통에 따른 휴일이다. 영국에서는 살짝 거리가 있어 보일 수 있는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 전통'이 있다.
영국 왕립 연구소(The Royal Institution·RI)는 1825년부터 크리스마스 과학강연(RI Christmas Lectures)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강연을 제안한 사람은 서로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전기와 자기를 연결해낸 영국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다. 발전기와 모터의 기본 원리인 전자기유도가 이 사람의 업적이다.
패러데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 서점에서 일하며 과학 서적을 읽으며 과학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다른 연구자의 조수로 실험실에 들어간다. 실험실에서 경력을 쌓으며 벤젠 발견, 전자기유도 현상 발견 같은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패러데이는 청소년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당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강연'을 열었다. 그리고 이는 영국 왕립연구소의 전통이 됐다. 그는 19회 강연에 나섰고, 그중 양초를 가지고 화학을 설명한 강의를 엮은 '촛불의 과학'은 과학 교양서적으로 현재까지 읽히고 있다.
크리스마스 강연은 제2차 세계대전 중 4년 동안 중단된 것 외에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동안 노벨상 수상자들도 강연에 나서는 대표적인 과학 문화 행사가 됐으며, 1936년 BBC에서 처음 방송돼 최장수 과학 TV 시리즈가 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진행된다. 올해의 주제는 '행성 지구: 사용자 설명서'(Planet Earth: A user's guide)로, 어떻게 인류가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지에 대해 다룬다. 이번 강연은 BBC4에서 방영되며 이후 유튜브 등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한국에서도 크리스마스마다 과학강연이 이뤄지고 있다.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는 2002년부터 매년 과학과 연극을 결합한 과학강연극을 개최해왔다.
올해는 '산타와 함께하는 적정기술속 과학 이야기'(Warm-Hearted Science with Santa)를 주제로 과학기술을 설명한다. 적정기술은 공동체의 문화·정치 환경 등을 고려해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다.
이 공연 역시 올해는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유튜브에서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1일부터 27일까지 '대한민국 과학기술 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과기대전에서는 요일별 주제에 따라 △과학강연 영상 △국가 연구개발 성과 △e-포럼 △과학문화 콘텐츠 등을 매일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과학문화 행사로는 과학 뮤지컬, 스타크래프트·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게임 대회와 과학적 해설을 접목한 '리그 오브 사이언스' 등이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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