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가 'MS 365 코파일럿'과 'MS 365 오피스' 기본 인공지능(AI) 모델을 'GPT'에서 '클로드'(Claude)로 전환하며 멀티모델 전략을 강화한다.
개발자·이용자는 MS 생태계에서 앤트로픽 모델(클로드 소넷 4.5·오푸스 4.1·하이쿠 4.5 등)을 기본 모델로 쓰게 된다.
이는 MS가 지난해 11월 '이그나이트'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파운드리'에 앤트로픽 모델 통합을 발표한 것에 이은 파격적 조치다.
오픈AI 입장에선 MS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누린 독점적 지위가 위태롭게 됐다.

1일 IT 업계에 따르면 MS는 이달 7일부로 상업용 테넌트(Commercial Tenants)에서 클로드 모델을 기본 활성화(Enabled by default) 상태로 변경한다. 다만 데이터 규제(GDPR 등)가 강한 EU ·EFTA·영국 등 일부 지역은 제외된다.
이에 기존엔 이용자가 클로드 모델를 사용하려면 별도로 '옵트인'(Opt-in) 등을 설정해야 했지만, 올해부터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에서 에이전트 모드 활용 시 클로드 모델이 백엔드에서 기본 활성화 AI로 작동한다.
MS는 지난해 9월부터 코파일럿의 '리서처'(Researcher) 기능과 코파일럿 스튜디오 등에 클로드 소넷 4·클로드 오푸스 4.1 등을 탑재해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코파일럿으로 업계 최고의 AI 혁신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코딩과 실무 영역에서 클로드 모델의 성능 우위를 고려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MS 내부 테스트에서 클로드가 GPT 시리즈보다 △문서 요약 △코딩 △엑셀 재무 함수 자동화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작성 등서 우위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비용 면에선 MS가 클로드 이용료(API·추론 비용 등)를 클라우드 경쟁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감수할 정도의 비용 최적화는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MS는 역설적 비용 구조 지적에 "비용보다 성능을 우선시한다"고 설명했다.

MS와 앤트로픽 간 상호 투자·계약도 '오픈AI 의존 줄이기' 또는 '전략적 포트폴리오 재편' 메시지가 읽힌다.
MS는 지난해 이그나이트를 전후로 앤트로픽과 파트너십을 맺고 "최대 5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동시에 앤트로픽은 MS 애저(Azure)와 컴퓨팅 300억 달러 규모 계약으로 동맹을 맺었다.
MS는 앞서 오픈AI가 비영리 재단의 통제를 받는 PBC(Public Benefit Corporation·공익적 영리법인)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완전한 동맹'에서 벗어나 '경쟁적 협력 관계'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오픈AI 최신 모델 'GPT-5.2' 등 GPT 시리즈도 이용자의 선택지로 통합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MS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구글 클라우드·AWS·오라클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투자자 소프트뱅크를 끌어들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재정적·기술적으로 독립하려는 행보를 강화해 왔다.
MS는 오픈AI의 새로운 PBC 구조에서 지분 27%와 수익 20%를 받을 권리를 확보하며 오픈AI의 성공적 상장 시 따른 초기 투자에 따른 '잭팟' 가능성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MS가 기본 모델로 클로드를 선택한 건 단순한 기술 선택을 넘어 전략적 포트폴리오 재편의 신호"라며 "오픈AI 초기 투자에 따른 지분 관계를 유지하면서 앤트로픽과도 파트너십을 구축해 시장 변동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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