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메타가 인간(이용자)과 인공지능(AI) 챗봇 간 대화 데이터를 활용한 타기팅(목표화) 광고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메타가 10억 명 이상의 '메타 AI'(Meta AI) 이용자 대상으로 대화 기반 맞춤형 광고를 노출 시 광고 수익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어떤 기준으로 이용자의 민감한 개인 정보를 관리할지 불분명하고 '옵트아웃'(거부 요청) 옵션도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프라이버시 및 이용자 선택권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타는 오는 12월 16일부터 메타AI와 이용자 간 대화 내용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플랫폼 타깃 광고에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좋아요' '팔로우'를 활용한 AI 광고보다 구체적이고 즉시성 있는 광고를 타기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종교 △성적 지향 △정치적 견해 △건강 △인종 △민족 △노동조합 가입 등 민감한 주제의 대화는 활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개인 정보를 어떤 기준으로 분류·보관·처리할 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용자가 AI 대화 기반 타깃 광고를 거부할 수 없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메타는 "메타 AI를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10억 명에 달하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고려하면 이용자 선택권을 사실상 제한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메타의 정책은 전체 매출의 98%(2025년 2분기 총 매출 475억 2000만 달러 중 광고 수익 465억 6000만 달러)를 차지하는 광고 사업과 직결된다. 올해 2분기 광고 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했다.
저커버그 메타 CEO는 "AI 기반 광고 타기팅과 캠페인 자동화로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도입 배경으로 메타의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비를 감당하기 위한 수익화 압박을 꼽고 있다.
저커버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인프라에 6000억 달러(약 855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에밀리 벤더 워싱턴대학교 교수는 "메타는 이미 좋아요 클릭과 게시물을 통해 AI 기반 광고 타기팅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이젠 챗봇과 대화까지 채굴하려 한다. 챗봇이 이용자들의 정보를 더 수집하기 위해 유도하기 시작할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AI가 중립적인 청취자라는 착각에 빠져 외부에 절대 공개하지 않을 비밀을 챗봇에 털어놓고 있다"며 "프라이버시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메타의 이 정책은 전 세계에 적용되지만 △한국 △유럽연합(EU) △영국 등은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 처리 규제를 검토하기 위해 제외됐다. 메타는 향후 한국에서도 규제 심사를 거친 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 수익화 경쟁이 이용자 프라이버시와 직접 충돌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오픈AI 는 AI와 인간 간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AI 면책 특권'(AI Privilege) 개념을 언급하고 있어 대화 데이터와 AI 수익화 모델을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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