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카카오(035720)가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의 데이터 파기 기한을 단축하기로 했다. 이용자들은 20년 가까이 축적된 티스토리 블로그의 정보가 '로스트 미디어'가 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티스토리팀은 사용자들에게 '티스토리 휴면 정책을 오는 9월 22일부터 변경한다"고 통보했다.
바뀌는 정책에 따르면 티스토리는 회원이 3년간 로그인하지 않으면, 개인정보 파기 및 계정 탈퇴와 함께, 해당 계정의 블로그 데이터도 파기하기로 했다.
기존 티스토리 블로그 휴면정책은 지난 2021년 카카오 계정 연동 이후 카카오 운영 정책에 따랐다.
1년간 1번이라도 티스토리에 연결된 카카오 계정이 로그인할 경우 계정이 유지됐다. 이를 어겨 계정이 휴면 전환되더라도 개인정보 및 데이터는 4년간 분리보관 됐다.

이처럼 카카오가 티스토리 블로그 데이터 삭제를 예고하자 이용자들은 티스토리에 축적된 양질의 정보가 소실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티스토리는 지난 2006년 처음 문을 연 서비스형 블로그다. 현재 운영 중인 국내 블로그 서비스 중 네이버 블로그 다음으로 오래됐다.
과거 블로그 문화가 유행했던 때부터 서비스된 만큼, 티스토리에는 IT·게임·서브컬처를 비롯해 다양한 주제에서 전문가들이 양질 정보를 업로드한 블로그가 여럿 개설돼 있는 상태다.
한 IT업계 개발자는 "공대생 때 코딩 공부를 하며 티스토리에 현직 개발자들이 올려준 코딩 관련 자료를 보고 문제를 해결했던 일이 많았다"며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 블로그에도 좋은 글이나 자료가 많을 텐데 블로그 데이터가 삭제되면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또 다른 오래된 블로그 서비스인 '이글루스'가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도 많은 데이터가 유실된 바 있다.

카카오 측은 이번 티스토리 휴면 정책 변경의 이유로 "이용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개인정보 유효기간제 폐지에 따라 진행하는 것으로, 카카오는 관련 법령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약관이나 정책을 수정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미 로그인 계정의 블로그 탈취나 어뷰징이 늘어나다보니, 이용자 보호를 위한 측면도 있다"며 "서비스 축소 수순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돈 되지 않는 서비스의 비용절감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카카오는 티스토리에 자체 광고를 붙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다음 및 기타 자회사 광고수익이 반영되는 '포털비즈'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3320억 원에 그쳤다. 포털비즈 매출은 매년 감소 추세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 5월 다음을 담당하는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을 분사해 100% 자회사인 '다음준비신설법인'을 설립했다. 티스토리는 다음과 함께 분사됐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