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최근 한국이 주최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디지털·인공지능(AI) 장관회의는 '기술을 통한 동반성장'이 주제였다. 다자협력 아젠다로 AI를 제시한 건 한국이 최초다.
상생을 논하려는 자리인데 미국과 중국은 신경전을 벌였다. 두 국가 신경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남의 나라 행사에서 보인 독선적인 모습이 곱게 여겨지진 않았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은 미국 풀스택 AI 수출을 촉진하는 'AI 액션 플랜'을 권유하러 왔다고 공격적으로 말했다.
쑹 지준 중국 산업정보화부 차관은 미국에 의한 공급망 단절이 문제라고 맞불을 놨다. 미국보다 다자협력을 긍정하긴 했으나 그들의 AI 전략인 오픈소스 확산에 유리하다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남의 집 잔치에서 싸움을 벌인 양국 생각이 보였다. 서로가 AI 절대2강으로서 우리나라 조차 포섭할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었다.
한국 AI 생태계가 아직 여물지 않은 탓이다. 성과를 내곤 있지만, '차이가 크게 나는 3등'이 현주소다. 고급 인재도 그래픽처리장치(GPU)도 부족하다.
지난해 기준 한국에서 누적 14개의 초거대 AI모델이 만들어졌지만, 1위 미국(128개)·2위 중국(95개)과 격차가 크다.
한국이 메모리반도체로 주요국 러브콜을 받는 것처럼, AI 분야서도 우리가 내세울 무기가 필요하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한국이 오픈소스 진영에서 AI 도메인(특화 영역) 차별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패권다툼은 거세질 수순이고, 양국과의 통상에서 한국은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만의 협상카드를 찾기 위해서라도, 소버린 AI를 포기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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