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소버린AI' 개념은 화제성에 비해 정의가 모호하다. 대다수는 자국 AI 역량을 키워 디지털 주권을 지킨다는 수준으로 해석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칫 토종 AI 육성에만 집착하고 외산 AI는 배척해야 한다는 배타적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자국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그치는 좁은 시각은 '기술 자립과 발전'을 지향하는 소버린AI 성장을 가로막기도 한다.
자체 LLM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한 네이버클라우드는 소버린AI를 보다 넓은 의미로 해석한다. 일본 진출 10년을 기념해 오사카에서 간담회를 가진 네이버클라우드는 소버린AI를 '사회 기여도'와 '기술 재생산'으로 확대 정의했다.
다른 나라 기술이어도 자국 상황에 맞게 재생산하고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키우면 우리만 소버린AI라는 뜻이다. 이렇게 구축한 시스템은 각국 문화에 맞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를 연결하는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지난달 네이버클라우드는 초고령 사회인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에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CLOVA CareCall)을 도입했다. 돌봄 수요는 늘고 인력은 줄어드는 지역사회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업무용 메신저 '라인웍스'(LINE WORKS) 역시 단순한 비즈니스 메시지 서비스를 넘어섰다. 방재·구급·간호처럼 인력과 시스템 연결이 필수인 분야의 안전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일본은 아직 이렇다 할 국산 AI 인프라가 부족하다. 자국 AI의 성숙만을 기다리겠다는 폐쇄적인 태도로는 날로 발전하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네이버클라우드의 전략은 소버린AI의 본질에 부합한다.
나에게 맞는 기술은 사회를 이롭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술 발전은 각국이 떠안은 과제 해결을 위해 기술을 수용하고 재생산하려는 전향적 태도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소버린 AI는 배타성이 아닌 공공성과 수용성에서 본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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