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네이버(035420)가 네이버클라우드의 첨단기술과 인공지능(AI)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곳곳에 손을 뻗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기술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신도시 '뉴 무라바'(New Murabba)에 로보틱스·자율주행·공간지능 등 첨단 기술을 공급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달 30일 뉴 무라바와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뉴 무라바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추진하는 대표 미래형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현재 수도인 리야드에서 15㎢ 규모로 건설 중으로 대규모 주거·상업 시설과 학교, 병원 등 공공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네이버는 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을 이어왔다. 2023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한 뒤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6월 초에는 메카·메디나·제다 3개 도시에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했다. 3D 모델을 기반으로 토공량·경사도 등 지형을 분석해 도시를 개발하고, 홍수 시뮬레이션 기능으로 위험 지역을 시각화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도시 총면적은 서울시의 11배가 넘는 약 6800㎢다.
5월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주택공사(NHC)의 합작법인 '네이버 이노베이션'(NAVER Innovation)을 신설했다. 지난해 9월 설립한 중동 지역 총괄법인 '네이버 아라비아' 산하의 첫 사업법인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협력과 현지화 사업을 진행한다.
지난달에는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에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CLOVA CareCall)을 도입하기로 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대화형 AI가 독거노인이나 중장년 1인 가구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통화 중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복지사나 병원 등 지역 관계 기관에 연계해 준다.
한국에서는 전국 229개 지자체 중 서울·경기·부산·대구·광주·강원 등 전국 140여 곳 시군구(5월 기준)에 이미 도입됐다.
동남아시아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Europe, the Middle East and Africa) 지역에서는 AI 기술 현지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5월 태국의 AI 기업 '시암 AI 클라우드'와 협력해 태국어 기반의 초거대언어모델(LLM)과 AI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태국이 독자적으로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LLM 구축 노하우와 기술력을 지원한다.
모로코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참여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 플랫폼 운영 주체로 참여해 데이터 저장·처리·운영 전 과정을 현지에서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소버린 클라우드·AI 구조 구축을 돕는다. EMEA 지역에 소버린AI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동력 삼아 기술력은 물론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개발을 완료한 '하이퍼클로바 X 씽크'(HyperCLOVA X THINK)는 언어모델(HyperCLOVA X)과 멀티모달 모델(HyperCLOVA X Vision, HyperCLOVA X Audio, HyperCLOVA X Video 등)에 이은 추론 모델이다.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론 능력을 기반으로 생각해서 대답할 수 있다.
특히 이 추론 능력으로 한국어 이해도를 높였다. 한국어 성능 평가 지표 'KoBALT-700'과 'HAERAE-Bench' 벤치마크 측정에서도 국내외 주요 추론모델과 오픈소스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기술 패러다임에 발맞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제공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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