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한국 반도체 기술이 2년 사이 중국에 대부분 추월당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제기됐다.
24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3대 게임체인저 분야 기술수준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반도체 5개 기술분야에서 '반도체 첨단패키징'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중국에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분야 5개 기술은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고성능 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 △전력반도체 △차세대 고성능 센싱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TEP은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과학기술 분야 136개 기술 수준을 비교하는 '기술수준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술수준평가 설문조사에서 한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고성능·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4위)과 '전력반도체'(5위) 2개 분야만 중국에 뒤처졌다.
그러나 한국·중국·일본·유럽연합(EU)·미국·대만 6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한국은 반도체 첨단패키징 분야만 4위를 기록해 중국을 앞섰다. 나머지 분야는 중국보다 뒷 순위를 기록했다.
최고 기술국 대비 상대적 수준을 평가하는 이번 조사에서 특히 전력반도체 기술은 기초역량과 사업화 모두 67.5%를 기록해 6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미국은 TSMC를 보유한 대만이 1위를 차지한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 사업화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반도체 분야 △기초·원천 △설계 △공정 △양산 기술 생애주기 설문조사에서는 한국은 공정(86.9%)과 양산(87.0%) 기술에서 미국, 대만에 이은 3위로 나타났다.
다만 기초·원천(78.8%), 설계(79.4%) 기술 수준은 중국보다 뒤처지며 비교국 중 최하위로 조사됐다.

KISTEP 측은 "지금 반도체 시장은 다시금 부흥을 꿈꾸는 일본, 중국의 급격한 부상,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 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 등을 주축으로 한 동남아시아의 급성장 등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한국은 정부의 R&D 투자 절대 규모도 작지만 민간 기업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용도 적으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로의 전환 역시 다소 더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관련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한 미래이슈 1위로 '핵심 인재'를 꼽고, 인재 확보를 위한 양성과 기존 핵심 인재의 유출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