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딥시크 쇼크'가 국내 기업에 인공지능(AI) 기술 추격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지만, AI 컴퓨팅 인프라가 열악한 탓에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여전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엔비디아 GPU 3만 장 확보 시기를 2027년으로 3년 앞당기고, 연내 1만5000장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부·국회·업계는 한국 기업들이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AI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딥시크 R1'과 같은 혁신 모델을 내놓지 못하는 건 GPU 등 인프라가 부족해서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내 AI 인프라(GPU 약 2000장)는 미·중 대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네이버(035420)·SK텔레콤(017670)·KT(030200)·LG(003550)·엔씨소프트(036570) 등이 AI 모델을 만들지만, 성능은 △오픈AI 챗GPT △엔트로픽 클로드(Claude) △딥시크 R1 등보다 뒤처져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최근 '여야 간담회' 등에 참석해 민간자금과 정부자금을 매칭하는 컨소시엄 형태의 정부 지원책을 제안했다.
하 센터장은 "딥시크가 v3를 80억 원으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완성한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동했을 때 비용만 공개한 것"이라며 "셀 수 없이 많은 실패 과정에서 80억 원씩 계속 날렸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H100 GPU 2만 장 구매에 약 1조 원이 들고 네트워크 연결까지 최대 2조 원이 필요하다"며 "개발 과정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 기업들이 AI 혁신을 시도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GPU 5000장을 살 때 정부도 5000~1만 장을 구매해 총 1만 5000만 장 정도를 AI 기업 또는 컨소시엄이 필요할 때 쓰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있다"며 "국가 예산을 지원한 만큼 완성한 AI 모델은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기업들이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게 하면 국내 AI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신 GPU 'H200'를 구매할 여력은 충분하지만, 조기 확보 계획을 달성하려면 데이터센터 확충 및 전력 수급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 문제는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에 AI 데이터센터 건립하지 않는 요인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달 말 'AI 컴퓨팅 인프라 발전전략'을 발표한다. 이달 7일엔 최대 2조 5000억 원을 투입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 설명회를 열고 데이터센터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5조 원 이상 AI 추경 편성을 촉구했다. 여권에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AI 추경 규모를 5조~10조 원으로 우선 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총 20조 원 규모 추경을 여야 합의 처리를 제안한다"고 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