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유재석의 '핑계고'를 만드는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했다. 애플리케이션(앱) 없이 해외여행을 하는 '풍향고'다. 유재석, 지석진, 황정민, 양세찬이 베트남으로 떠난 여행기를 보여줬다.
이들은 택시를 잡으면서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택시비가 얼마인지 예상도 안 될뿐더러 도착지를 설명하는 것까지 애를 먹는다. 자칫 다른 곳으로 갈 뻔했다. 책에 나온 도착지를 보여주고야 원하는 곳에 도착했다.
택시비는 앱을 이용했을 때보다 더 비쌌다. 같은 거리를 이동했는데 앱으로 택시를 부른 제작진은 45만 동, 직접 잡았을 때 택시 기사가 부른 요금은 64만 동이었다. 한국 돈으로 1만 원을 더 낸 셈이다.
지석진은 택시 앱을 사용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택시를 잡기 전 지석진은 "방콕에서 우버가 아닌 한국 택시앱을 그대로 썼다"고 했다. 황정민은 신기해하며 카카오T 앱을 켰는데 "여행 탭에 해외 차량 호출 아이콘을 통해 차량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앱 안내를 읽으며 놀라워했다. 카카오T 앱만 있으면 베트남에서도 택시를 수월하게 잡을 수 있다.
환전하는데도 좌충우돌을 겪었다. 이들은 더 저렴한 환전소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어떤 때는 환전한 돈이 없어서 더 비싼 값으로 달러를 결제했다. 환전소로 가기 위해 더 많은 걸음을 걸었다.

만약 네이버페이 앱이 있었다면 안 했어도 될 고생이다. 네이버페이는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GLN과 제휴로 해당 가맹점 어느 곳에서든 결제가 가능하다. 베트남 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드는 수수료도 네이버페이에는 없다. 환전을 위해 들이는 품과 시간을 생각하면 급할 땐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지도 앱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크게 작용했다. 어느 곳으로 가야 맛집이 있을지, 어디에 환전소가 있는지 직접 걸어가 봐야만 알 수 있었다. 지석진은 "구글앱 보면 다 나오는데"라며 투덜거리기도 했다.
플랫폼 기업들은 확실히 우리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고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많은 후생을 제공한다. 앱 없는 여행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보면 이런 편의성은 이제 우리의 '기본값'이 된 듯하다.
하지만 앱이 없는 불편함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행운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돌아다니면서 맛있어 보이는 식당에 즉흥적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구글앱에도 없는 현지인 맛집이었다. 만약 앱에 의존해서 누구나 가는 맛집을 갔다면 느낄 수 없었을 만족감일 거다.
또 호텔에서 결제하는 지석진이 직원에게 "디스카운트?"라고 말한 것을 다른 멤버들이 두고두고 놀린다. 호텔앱으로 결제를 완벽하게 끝냈다면 이런 의외의 재미도 없었을 거다.
앱 없는 여행 콘텐츠는 불편함 속에서 만들어지는 '우리의 이야기'가 재미 포인트였다. 다만, 앱이 있었다면 이들이 여행을 하면서 덜 싸웠을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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