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트론의 창시자 저스틴 선이 미국 금융감독 당국의 감시망에 걸렸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트론과 비트토렌트 재단을 창업한 저스틴 선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SEC는 23일 증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저스틴 선을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기소했다. SEC는 트론과 비트토렌트 재단을 창업한 저스틴 선이 2017년 8월부터 트론과 비트토렌트 코인 등의 가상자산 수십억개를 배포하고 인위적으로 거래량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또한 미 금융당국은 선이 직원들에게 암호화폐 계좌를 이용한 위장 거래를 60만 건 이상 지시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SEC는 저스틴 선이 이 같은 행위로 수천만달러의 불법 수익을 취했다고도 주장했다.
게리 갠슬러 SEC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미등록 가상자산이 거래될 때 투자자들이 맞딱드리는 고위험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국은 저스틴 선이 트론 등 자신과 관련한 코인의 구매 유도를 위해 유명 인사들에게 뒷돈을 주고 SNS 홍보글을 게시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불법 광고 행위를 저지른 유명 인사는 할리우드 배우인 린제이 로한을 포함해 래퍼 솔자보이, 인플루언서 제이크 폴 등 8명으로 밝혀졌다. 이 중 솔자보이 등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SEC에 부당이득 반환과 벌금 등으로 모두 40만달러(약 5억1200만원)를 내기로 합의했다.
선은 또한 가상화폐 홍보를 위해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에게 뒷돈을 주고 소셜미디어에 홍보 글을 올리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광고 혐의로 기소된 8명에는 할리우드 배우 린제이 로한과 가수 니요, 래퍼 소울자 보이, 인플루언서 제이크 폴 등이 포함됐다. 이 중 소울자보이 등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SEC에 부당이득 반환과 벌금 등으로 총 40만달러를 지불했다. 그러나 SEC는 합의금 지급이 죄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출신인 저스틴 선은 가상자산 리플(XRP)을 발행한 리플랩스의 중화권 시장을 담당하는 수석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지난 2017년 암호화폐 트론을 선보이며 가상자산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에는 워런 버핏과의 점심 경매에 457만달러(약 60억원)를 써내 역대 최고 낙찰가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다만 해당 기록은 지난해 마지막 버핏과의 점심 경매가가 1900만 달러(약 246억원)에 낙찰되면서 깨졌다.
한편 SEC의 저스틴 선 기소 소식이 전해진 직후 가상자산 트론은 이날 오전 1시간 만에 13%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업비트 차트 기준, 트론은 이날 오후 2시 25분 기준, 전일 대비 3.13% 오른 82.30원을 기록하고 있다. 업비트 차트는 매일 오전 9시에 '전일 대비' 표기가 리셋되는데, 트론의 급락은 이날 오전 3시쯤 발생했고, 이후 소폭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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