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가 닷새 넘게 1달러 고정 가격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UST 가치 안정화를 위한 암호화폐 루나(LUNA) 가격이 1만분의 1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이에 테라 측은 루나 가격 하락에 따른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가동을 중단하고, UST 소각을 위한 3가지 해결책을 발표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테라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나는 일만은 막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가동 중단했다 재개…'위임' 기능 불가
13일 테라는 루나 가격 하락에 따른 거버넌스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가동을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했다.
테라 블록체인은 보유한 지분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 합의알고리즘으로 운영된다. 누군가 가격이 떨어진 루나를 대량 매수해 악의적으로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이를 막겠다는 조치다.
가동을 중단한 지 두 시간 만에 테라는 업데이트 작업을 마치고 가동을 재개했다. 다만 보유한 루나를 위임하는 기능은 이용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보유분을 검증인(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위임하고, 참여 보상을 나눠 갖는 ‘스테이킹’ 기능도 이용할 수 없다.
◇UST 공급량 줄이는 데 총력…"14억UST 소각하자" 제안
이에 앞서 테라는 UST 가격을 1달러로 회복시키기 위한 세 가지 대책도 내놨다.
우선 테라는 커뮤니티 풀이 보유하고 있던 UST를 소각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커뮤니티 풀엔 10억1723만UST가 남아있다. 또 테라 블록체인이 아닌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 남아있던 3억7100만UST도 소각하자고 했다.
본래 UST가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 테라 차익거래자들이 UST를 소각하면서 해당 물량을 루나로 전환한다. 차익거래자들은 루나를 매도해 이익을 얻고, UST 소각으로 공급량을 줄임으로써 UST 가격을 1달러로 다시 맞추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태다. 루나 가격도 겉잡을 수 없이 떨어져 더 이상의 매도 물량이 풀려선 안 된다. 따라서 루나로 전환하는 일 없이 테라 측이 보유한 UST 물량을 소각하겠다는 것이다.
테라는 커뮤니티의 투표로 프로젝트의 사안을 결정한다. 제안이 통과되면 커뮤니티 풀에 있던 약 10억UST는 소각을 위한 지갑 주소로 송금될 예정이다. 또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 남아있던 약 3억7000만UST는 테라 블록체인 상으로 옮겨온 후, 테라 측에서 소각할 계획이다.
아울러 테라는 루나를 스테이킹함으로써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대한 공격을 방지했다고 밝혔다. 보유한 루나의 유동성을 묶어둠으로써 거래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테라 측이 스테이킹한 루나 물량은 2억4000만LUNA다.
테라 측은 “시장에 풀리는 UST 매도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UST를 소각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제시한 제안을 통해 공급량의 11%에 해당하는 UST를 소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편집자주 ...일반인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루나 생태계'가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 달러화에 가치를 연동한 이른바 '스테이블 코인' 테라를 지키던 1달러선이 무너지면서 관련 암호화폐가 급락세다. '테라발(發) 패닉' 사태를 긴급 조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