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영상 출처 : SBS 파워 FM '두시탈출 컬투쇼' 캡처)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최초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입니다. 라디오 방송은 처음이라 떨리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8일 오후 2시 SBS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한 가상인간 로지는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이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전달했다. 자신의 팬들을 초대해 '가상 공연'을 펼치고 싶다고 말하는가 하면, 향후 DJ 김태균씨처럼 DJ에 도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
"초록창으로 알려진 회사(네이버)가 목소리를 만들어주셨어요"
가상인간의 라디오 출연은 이번이 처음. 로지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개발 조직 클로바가 자체 개발한 'NES' 기술을 통해 목소리를 얻게 됐다. AI 기술을 이용해 목소리를 얻은 가상인간들이 배우·가수·DJ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 가상인간 로지, 국내 최초로 '라디오'에 출연했다
8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한 가상인간 로지는 '시청자 분께 인사를 부탁한다'는 DJ 김태균의 말에 "대한민국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다"라며 "라디오 방송은 처음이라 떨리지만 잘부탁드린다"고 운을 뗐다.
MZ세대 감성에 가장 적합한 목소리를 개발했다는 회사 측의 설명처럼, 자연스러운 20대 여성의 목소리를 구사했다. 물론 AI 특유의 기계적인 목소리가 느껴지긴 했지만, 언어전달력은 우수했다.
로지는 자신을 '3D 기술력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인간'이라고 소개하면서, 사이버가수 아담을 자신의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MZ세대답게 자기 자랑을 털어보라'는 DJ의 말에 "나이가 변하지 않는 영원한 22살이다"면서 "인별그램(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2만명을 넘고, 지난 1년간 15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이날 로지는 시청자들의 '사연'을 읽어주는 등 여느 게스트와 다를바 없는 역할을 수행했다. 또 "향후 저만의 팬미팅 형식으로 저를 좋아하는 사람을 초대해 제 노래를 불러드리는 공연을 해보고 싶다"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 네이버, AI 음성합성 기술로 '가상인간 목소리' 만든다
로지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전문기업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가 개발한 가상인간으로, 지난해 신한라이프의 TV 광고에 출연해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지난 2월엔 OTT 드라마 '내과 박원장'에 카메오로 출연해 본격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주요 활동 무대로 삼던 로지가 라디오 출연까지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네이버가 개발한 'AI 목소리' 기술이 있다. 로지의 목소리는 네이버의 AI 개발 조직 클로바가 만든 'NES'(Natural End–to-end Speech Synthesis) 기술이 적용됐다.
회사 측은 "NES 기술은 40분 수준의 짧은 녹음만으로 사람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고 소개한다.
실제 네이버의 목소리 더빙 서비스 '클로바더빙'은 유튜버를 포함한 동영상 크리에이터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채널A 예능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등 실제 방송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진화하는 가상인간, SNS 넘고 '방송'까지 진출
가상인간이 SNS를 만들어 수만 명의 팔로워를 이끄는 일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됐다. SNS를 넘어 드라마 배우로 출연하거나, 정식 가수로 데뷔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업계는 '목소리'를 장착한 가상인간들의 활동 영역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로지 제작사 측은 "로지가 별도의 녹음 없이도 AI 보이스를 통해 음성으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SNS, 광고 등에 주력했던 로지의 활동 영역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라디오 DJ 뿐만 아니라, 도슨트, 사회자,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 등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재민 네이버 클로바 보이스 책임리더는 "국내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인 로지의 목소리를 클로바의 AI 기술로 제작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네이버는 로지와의 협업을 활발히 이어가는 한편, 클로바 AI 보이스의 활용 범위를 계속해서 넓혀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