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무신사와의 '짝퉁' 공방에서 승기를 잡은 네이버 중고거래(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이 이달부터 구매자 수수료 부과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5일 크림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영업수익)은 32억8494만원으로 집계됐다. 크림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빠른배송, 보관판매 등의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매출로 인식한다. 지난 2020년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에서 분사했다. 스노우는 크림의 지분 53.13%를 보유 중이다.
이 기간 크림의 적자(영업손실)는 무려 595억원에 육박했다. 이 중 지급수수료만 무려 433억원에 달한다. 지급수수료에는 제품 검수 비용 등을 포함한다. 실제 지난해 크림은 검수 등을 전담하는 페이머스스튜디오에만 251억원 규모의 비용을 지불했다.
크림은 최근 무신사와의 불거졌던 '가품 티셔츠' 논란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앞서 지난 1월 무신사에서 '피어 오브 갓 에센셜'(에센셜) 티셔츠를 구매한 소비자가 리셀 플랫폼 네이버 크림에 되팔기 위해 검수를 의뢰했으나 크림에서 해당 제품을 가품으로 판정하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무신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에센셜 공식 판매처인 팍선(PACSUN) 및 국내외 검증 전문기관에 정품 여부를 의뢰한 결과 정품이 맞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크림은 공지사항을 통해 "브랜드 본사는 크림의 재검증 요청에 응해 검토를 진행했고, 당사가 가품으로 판정한 개체가 명백한 가품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짝퉁' 공방에서 승기를 잡으며 리셀 플랫폼 1위 사업자 위치를 공고히 한 크림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크림에 따르면 회사의 월간 활성화사용자 수(MAU)는 300만명으로 1년전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최초로 월간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로 꾸준히 중가하는 추세다.
우선 크림은 오는 21일부터 일반 배송, 빠른 배송 등 모든 구매자에게 구매 수수료를 1% 부과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평가다. 월간 거래액 1000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크림이 수취하게 되는 수수료는 10억원 규모가 되는 셈이다.
해외 리셀 플랫폼는 구매자와 판매자 등에 이미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의 경우 판매자에게 8~10%, 구매자에게 3~5% 가량의 수수료를, 중국 리셀 플랫폼 포이즌의 경우 판매자에게 6%의 수수료를 부과하며 검수 수수료를 별도로 받고 있다.
이어 크림은 내달 1일부터는 일반 배송비의 가격을 기존 2500원에서 3000원으로 500원 인상한다. 빠른 배송비는 기존의 5000원을 유지한다.
크림 관계자는 "그동안은 사업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으면서 검수 시스템을 강화함에 따라 적자가 발생했다"며 "수수료 인상 등은 그동안 무료로 제공했던 서비스를 정상화하고 본격적으로 리세일의 영역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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