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저는 검정색 울트라 모델에 스마트스위치, 달력, 스마트싱스, 시계 아이콘이네요. 이거 좋은 건가요?"
지난 1일 밤 12시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갤럭시 S22 시리즈의 사전 구매 혜택으로 제공된 대체 불가능 토큰(NFT) 인증 행렬이 이어졌다.
갤럭시 S22 시리즈의 사전 구매자들에게 제공된 기념 NFT 개봉이 지난 1일부터 가능해지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이번 '갤럭시 S22 시리즈 NFT'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라는 브랜드 이름과 기기 이미지를 제공하고 쎄타랩스가 NFT 발행 및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해당 NFT는 가치 상승 기대감에 개봉일을 앞두고 6만~8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NFT 발행은 쎄타렙스 책임하에 진행되며 당사는 NFT 발행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NFT는 어떤 가치도 보장하지 않는 디지털 기념품"이라는 설명을 명시했다.

◇무작위 확률로 만들어지는 제너러티브 NFT
이번에 발행된 갤럭시 S22 시리즈 NFT는 '제너러티브 NFT'다. 제너러티브 NFT란 컴퓨터 알고리즘에 따라 작품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무작위로 조합돼 하나의 작품이 되는 NFT를 말한다.
쎄타랩스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NFT는 △4개의 디바이스 색상 △30여개의 어플리케이션(앱) △개인마다 다른 배경색 등으로 20만개가 발행됐다.
즉, △디바이스 색상 △4개의 앱 △배경색으로 구성돼 있는 이번 NFT는 각 요소에 해당하는 무작위 조합에 따라 제각기 다른 결과물로 탄생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NFT 작품이 컴퓨터의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제너러티브 NFT는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등장 확률이 모두 달라 이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기도 한다. 등장 확률이 낮은 요소들로 NFT가 구성될수록 높은 가치를 지니는 구조다.
단, 이번 갤럭시 S22 시리즈 NFT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등장 확률에 차이가 없다.

◇NFT는 단순 수집품? 전용 혜택을 보장하는 권리 증서!
갤럭시 S22 시리즈 NFT를 개봉한 이용자들은 '대체 이 NFT를 어디에 쓸 수 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술품이라고 보기에는 예술성이 부족하고 소장 이외의 용도로는 적절한 활용처가 없어 실망감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많다.
쎄타랩스 측은 이번 NFT에 대해 "갤럭시 NFT를 소유한다는 것은 추후 커뮤니티를 위한 멤버 전용 이벤트 참여, 투표권 증정 및 독점 콘텐츠 시청, 포럼 입장 등의 권한을 가진다"며 "추후 쎄타드롭(NFT 거래소) 이용 실적에 따른 추가 에어드롭, 전용 온라인 쿠폰 증정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NFT 소유자(홀더)들에게 이벤트 참여의 기회를 부여하는 모습은 최근 NFT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른 '유틸리티 NFT'의 모습이다. NFT를 단순히 자산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와 함께 온·오프라인 행사 등에 참여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도 함께 얻는 것이다.
실제로 '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BAYC) NFT는 홀더들에게 가상 공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거나 홀더들만 참여할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를 열어 소유자들의 소장 가치를 높였다. 이러한 BAYC의 홀더 커뮤니티 강화 전략은 해당 NFT의 가치 상승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쎄타랩스가 설명한 것처럼 갤럭시 S22 시리즈 NFT의 홀더들 역시 갤럭시 이용자들에게 제공되는 이벤트에 우선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해당 NFT의 성패는 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달려 있지만 NFT를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크립토 펑크의 지식재산권(IP)을 인수한 유가랩스(BAYC 발행 주체)의 전략은 유틸리티 NFT를 잘 활용해 이룬 성공 사례"라며 "유틸리티 NFT는 앞으로 NFT 시장에 중요한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