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대리운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업계 1위로 꼽히는 '1577 대리운전'을 품고 전화콜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리운전 시장에서도 1위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티맵모빌리티는 '프리미엄'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대리운전 틈새시장 공략 나선 티맵모빌리티
지난 10일 티맵모빌리티는 기존 대리운전 시장을 넘어 여성, 노약자, 골프족, 탁송 등을 대상으로 한 '운전동행'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심야에 집중된 대리운전 서비스 외에 프리미엄 운전 대행 시장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해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티맵모빌리티는 시간제 수행기사 서비스 '모시러'를 운영하는 버틀러와 '프리미엄 운전대행 서비스 시장 창출 및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B2B 법인대리 서비스 업체 '굿서비스'를 인수했다.
버틀러의 '모시러' 서비스는 심야 시간 취객을 대상으로 한 기존 대리운전과 달리 특급호텔 리무진·기업 바이어 등을 상대로 한 VIP 의전, 이동과 보호가 동시에 필요한 노약자나 임산부 등이 원하는 순간에 필요한 시간 만큼 운전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굿서비스는 임원 및 개인사업자 대표들에게 최상위 운전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프리미엄 기사들을 확보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굿서비스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이달 초 마무리했다.
티맵모빌리티는 'T맵' 앱을 통해 버틀러의 프리미엄 대리운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기에 굿서비스가 보유한 기사들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프리미엄 대리운전 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티맵모빌리티는 우선 의료 분야에서 건강검진이나 간단한 수술 후 자가운전이 어려운 사용자를 대상으로 낮 시간 프리미엄 운전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실버세대 케어, 골프장 운전동행, 차량 정비 대행 등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대리운전 시장 독주 중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차별화 전략
티맵모빌리티의 이 같은 행보는 일종의 차별화 전략이다.
현재 대리운전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자회사 CMNP를 통해 1577 대리운전 운영사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 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했다. 1577 대리운전 서비스는 지난 1일부로 케이드라이브에서 운영을 맡았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7월 전화콜 프로그램 2위 업체 '콜마너'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19일부터 '카카오T 전화콜'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그중 전화를 통한 호출이 85%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플랫폼 업계에서는 블루오션으로 꼽혀왔지만, 전화콜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예상보다 더뎠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시장 상황은 어려워졌다. 이에 '타다'를 운영하는 모빌리티 기업 VCNC는 지난 28일 '타다 대리'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반면, 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 13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티맵 안심대리'를 출시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모든 이동 수단을 통합하는 서비스인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서비스 경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티맵모빌리티는 3개월 수수료 무료를 내세워 대리운전 시장 안착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리운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전화콜 시장까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져가면서 두 업체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에 티맵모빌리티는 여성, 노약자, 골프족 등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틈새시장을 통해 대리운전 서비스에서 차별화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대리운전 업계에서 프리미엄 시장은 '니치 마켓'이기도 하고, 이 시장 파이를 키워보려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차원으로 봐달라"며 "기존 대리운전이 심야 시간 취객을 상대로 하는데 낮에 특수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