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넘은 카카오T 유료화]①"콜비를 받지 않습니다" 6년 뒤…

2015년 '무료 콜' 앞세운 카카오택시, 올해 본격 '유료화 행보'에 논란
스마트호출 5000원·프로 멤버십…독점적 지위 확보한 뒤 유료화 강행

본문 이미지 - 콜비 무료를 선언하며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가 최근 연이어 유료화 행보를 보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 빠른 배차 서비스 '스마트호출' 요금을 기존 100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인상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 뉴스1
콜비 무료를 선언하며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가 최근 연이어 유료화 행보를 보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 빠른 배차 서비스 '스마트호출' 요금을 기존 100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인상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지금은 콜비를 받지 않습니다."

'카카오택시'가 첫 시동을 걸 당시 앱에 표시한 문구다. 지난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는 '무료 서비스'라는 점을 내세워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콜비와 수수료를 받지 않아 택시 기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환영받았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 카카오택시는 유료화 행보를 보이며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고 있다.

◇2018년 철회한 5000원 '즉시배차', 2021년 현실화

카카오택시의 유료화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견제구가 들어왔다. 막 서비스가 출범한 2015년 당시에도 콜비 무료를 선언한 카카오택시를 향해 의심의 눈초리가 끊이질 않았다.

2018년. 카카오택시가 유료화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2017년 카카오에서 분사한 카카오모빌리티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작했고, 카카오택시는 '카카오T'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그리고 2018년 3월 유료화 서비스 '우선호출'과 '즉시배차'를 발표했다. 우선호출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를 매칭해주는 기능, 즉시배차는 이용자 인근의 빈 택시를 즉시 배차해주며 승차 거부가 불가능한 서비스로 기획됐다.

당시 이용료는 각각 2000원, 5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택시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수수료가 모두 기사 몫으로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택시 요금 인상 효과를 내면서 이용자 수요가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주장이다. 수요와 공급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지도 않을 거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가 고시하는 호출 수수료 범위와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콜택시 업체가 받는 가격을 기준으로 1000원의 요금을 받는 '스마트호출'(우선배차) 서비스를 2018년 4월 시작했다.

본문 이미지 -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최대 5000원의 '즉시배차' 기능을 철회한 바 있지만, 지난 8월2일 빠른 배차 기능 '스마트호출' 요금을 최대 5000원가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21.4.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최대 5000원의 '즉시배차' 기능을 철회한 바 있지만, 지난 8월2일 빠른 배차 기능 '스마트호출' 요금을 최대 5000원가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21.4.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호출의 가격은 최대 5000원으로 뛰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부터 스마트호출 비용을 기존 1000원에서 0원~5000원의 탄력 요금제로 바꿨다. 호출비의 40%는 카카오모빌리티, 60%는 택시 기사가 갖는다. 실시간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가격을 달리 받겠다는 것이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요금 인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8년 포기한 5000원의 즉시배차를 이제 와서 시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호출 비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취지일 뿐, 되레 가격이 저렴해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가격 인상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상황 달라지자 연이은 유료화 행보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연이어 유료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초에는 가맹택시 수수료 확대에 나섰다. 타 가맹택시 사업자들이 카카오T 호출을 받는 병행 호출에 제동을 걸면서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내라고 통보했다. 또 같은 달 16일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한 유료 서비스 '프로 멤버십'을 출시했다. 월 9만9000원을 내면 택시 기사가 원하는 목적지의 호출(콜)을 확인할 수 있는 '목적지 부스터' 기능 등 배차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별점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7월 프로 멤버십 혜택을 추가하면서 기사 별점에 따라 멤버십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의 새 약관을 적용해 평점으로 기사와 택시 업계를 관리하려 든다는 반발이 나왔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카카오가 공론화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택시는 대중교통으로 인정받지 않는데도 요금 인가 절차를 밟는데 카카오는 콜비가 아닌 플랫폼 이용료라며 스마트호출 등 비용을 올려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송 플랫폼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만들어지면서 2018년에 못했던 걸 지금 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유료화에 쉽게 제동이 걸렸던 2018년과 달리 플랫폼 택시가 대중화된 현재의 시장 환경상 카카오모빌리티가 본격적인 유료화 행보를 보일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도 "결국 카카오는 계획대로 가는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 쪽에서 의도한 대로 시장도 장악했고 제도적으로도 운송 플랫폼사업이 합법화되면서 거리낄 게 없어졌다"고 짚었다. 또 "상장을 앞두고 흑자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너무 한꺼번에 유료화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시작 당시 카카오택시를 향한 의심은 결국 현실이 돼가고 있는 셈이다. 2015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당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카카오택시가 시장을 점유하고 독과점이 됐을 때 만약 가격을 올린다면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 아니냐는 질문에 "남용이 될 수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본문 이미지 - 2015년 무료 콜을 앞세우며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는 2021년 유료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News1
2015년 무료 콜을 앞세우며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는 2021년 유료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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