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송화연 김승준 기자 = '당신 근처의 마켓'을 내세운 당근마켓 등 지역 기반의 중고거래 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커뮤니티 원조'격으로 통하는 네이버가 새로운 카페 서비스를 선보이며 도전장을 냈다.
네이버 카페는 이용자가 거주지·관심지의 소식을 모아볼 수 있는 '이웃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네이버 카페 이용자는 일일이 여러 카페에 가입하지 않아도 우리동네 최신 소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올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일상 생활 반경이 좁아지면서 당근마켓 등 지역기반 생활 플랫폼이 인기다. 이 가운데 네이버도 지역기반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웃 서비스'를 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네이버 카페는 개별 카페 내에서 교류가 이뤄지는 '카페' 단위의 서비스 경험을 제공했다면, 이번 이웃 서비스를 통해서는 각 카페에 가입하지 않아도 내 주변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지역' 단위의 서비스 경험도 제공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생활반경 줄면서 동네 소비활동 증가…지역 기반 플랫폼 인기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상 생활반경이 좁아지면서 가까운 동네를 기반으로 하는 소비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당근마켓'같은 플랫폼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있다.
당근마켓은 GPS 인증으로 자신의 거주지를 인증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인증을 마친 이용자는 거주지 반경 6㎞ 이내에 거주하는 다른 이용자와 중고 물품을 거래할 수 있다. 당근마켓은 동네 사람과 편하게 직거래할 수 있다는 점과 택배 거래로 인한 사기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을 바탕으로 출시 5년 만에 10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모았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면서 쓰지 않는 물품을 중고 장터에 내놓는 이용자가 증가했다. 지난 2018년 당근마켓의 평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만명 수준이었지만, 지난 9월 기준 당근마켓 MAU는 10배 이상 성장한 1000만명을 기록했다.
당근마켓의 인기는 원조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를 꺾었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나라 네이버 카페 MAU는 약 1000만명, 앱 MAU는 100만명 수준으로 전해진다.
당근마켓은 단순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오프라인에 흩어진 다양한 지역 기반 정보들을 한데 모아 연결하는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회사가 지난 9월 전국에 확대 오픈한 '동네생활' 서비스는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이웃들끼리 동네의 주요 소식과 정보를 나누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모바일 지역 커뮤니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웃 서비스'로 지역기반 서비스 강화하는 네이버
올해 지역 기반 커뮤니티의 성장성은 당근마켓 뿐 아니라 네이버 카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이용자 활동이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지역 기반 카페는 더욱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용자의 12월 지역 기반 카페 이용 횟수는 지난 1월 대비 약 54% 증가했으며, 콘텐츠 생산량 역시 약 11% 증가했다. 이처럼 지역기반 플랫폼의 성장세를 지켜 본 네이버는 자사 카페 '이웃 서비스'를 통해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려는 모양새다.
이웃 서비스는 모바일 웹과 '네이버 카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지원하는 서비스는 총 3가지로 △요즘 HOT 탭(내 주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시물) △중고거래 탭(카페 중고거래 게시물) △인기 동네 카페(지역의 다양한 인기 카페 모음) 등이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집에서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활동 및 소비 역시 내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이웃 소식에 대한 사용자의 욕구가 높아졌다"며 이웃 서비스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웃 서비스 출시에 앞선 지난 11월, 카페 및 게시판의 지역 단위를 시·군·구에서 읍·면·동 단위까지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개선해, 카페 이용자들이 내 이웃의 이야기를 보다 정확히 찾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김정미 네이버 그룹앤(Group&) 책임 리더는 "활발히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 중 약 40% 정도가 지역 기반 카페일 정도"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핫한 소식들을 더 빠르고 편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way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