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까지 나섰다" SK텔레콤, 그룹 'AI 컨트롤타워'로 존재감 커지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 맡아…AI 전략 태스크포스 '아폴로' 진두진휘

본문 이미지 -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회장을 겸직한다. 보수를 받지 않는 미등기 임원 신분이다. 그룹 총수가 특정 계열사의 경영을 직접 챙기게 된 것이다.

21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AI 사업을 직접 진두진휘한다. 최 회장은 자신의 SK텔레콤 회장직 보임에 대해 SK텔레콤 사외이사 등 이사회 멤버들과 의견을 구한 결과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 위에 미등기 이사인 박정호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존재하는 구조가 됐다.

SK그룹측은 다만 최 회장 보임 이후에도 SK텔레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전문경영인인 유영상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이 담당하고, 주요 의사결정도 김용학 의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 직접 '아폴로' 이끈다

최태원 회장은 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계열사의 경우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경우 미등기 회장을 맡고 있지만 SK텔레콤에서 직함을 갖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이 직접 SK텔레콤 경영에 참여하는 이유는 자신이 수년째 강조해온 AI사업이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2019년 8월 SK이천포럼에서 "AI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SK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6월 그룹 계열사 CEO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AI 등 신사업을 우리의 성장동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AI가 회사의 모든 업무와 서비스의 혁신 기반이 되어야 한다"며 AI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후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부터 최 회장 주도로 AI전략 태스크포스(TF)인 아폴로를 가동해 왔다. TF장은 삼성전자 출신 이호수 SK텔레콤 고문이 맡았다가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만큼 6월에 당시 유영상 MNO 사업부장으로 교체됐다. '아폴로TF'를 2.0 체제로 개편하면서 아폴로 TF 인원도 140여명으로 늘리고 SK그룹 ICT패밀리 전반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는 상태다. 당시 아폴로는 그룹 차원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향후 그룹 차원의 자회사로까지 육성할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본문 이미지 - SK텔레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 넷-제로(Net-zero) 시대의 그린 ICT 기술을 선보인다고 5일 전했다. 모델들이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22.1.5/뉴스1
SK텔레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 넷-제로(Net-zero) 시대의 그린 ICT 기술을 선보인다고 5일 전했다. 모델들이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22.1.5/뉴스1

SK텔레콤측은 최 회장이 아폴로를 직접 이끌 경우 그동안 분산되어 있던 그룹의 AI역량이 더 강력하게 결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의 선임 자체가 빠른 의사 결정은 물론 실행까지도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그룹 전체 ICT의 상징적인 회사이며 아폴로는 최 회장이 관심을 갖고 챙겨온 조직"이라며 "이번 겸직은 AI를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끌고 나가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AI에 공 들이는 SK그룹, 올 1월 미국 법인 '사피온' 설립

SK그룹은 AI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올 1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사피온(SAPEON)의 세계 진출을 위해 미국 법인(사피온 Inc)을 설립한 것이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에서 분사한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와 통신회사 SK텔레콤, SK하이닉스가 공동 투자에 참여했다. 사피온 Inc 지분율은 SK텔레콤 65%, SK하이닉스 25%, SK스퀘어 10%다. SK텔레콤은 SK스퀘어와 함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공동 유치하고,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AI반도체의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이들은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1조원 이상의 글로벌 투자자본을 조성할 계획이다. 3사 연합체는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다. SK그룹의 첫 별도 법인은 지난 2020년 9월 SK하이닉스가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시킨 AI 전문 연구개발(R&D) 기업 가우스랩스가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전환이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면서 AI 분야는 SK텔레콤이라는 단일 회사가 아닌 SK그룹의 명운이 걸린 신사업 분야다. 박정호 부회장 주도로 지난해 SK텔레콤이 37년만에 회사를 분할해 개편한 것도 미래 신사업 분야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까지 가세하면서 SK텔레콤이 주도하고 있는 AI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고 반도체 사업까지 아우르는 전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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