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진짜 5G? 가짜 5G?…28㎓ 주파수 5G는 빠르고 잘 터질까?

3.5㎓·28㎓ 대역 모두 5G…각자 장단점 다를 뿐
이통사, 현실과 다른 광고는 '원죄'…정부는 이통사 감싸기

 '진짜 5G'와 '가짜 5G'가 있는걸까? 28㎓ 대역 5G 서비스는 무조건 좋은 걸까? SK텔레콤 기지국 점검 현장.(SK텔레콤 제공) ⓒ 뉴스1
'진짜 5G'와 '가짜 5G'가 있는걸까? 28㎓ 대역 5G 서비스는 무조건 좋은 걸까? SK텔레콤 기지국 점검 현장.(SK텔레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28기가헤르츠(㎓) 5세대(5G) 서비스는 커버리지도 안좋고 외부에서 서비스하기 어려워 통신3사 모두 B2B 위주로 해보자고 생각하고 있다."(류정환 SK텔레콤 5GX 인프라 그룹장)

최근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5세대(5G) 서비스 관련 기술 세미나를 열고 5G 28㎓ 대역 서비스를 올해 중 B2B 영역에 먼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해외에서 B2C로 제공되고 있는 28㎓ 대역 서비스를 국내에서는 소비자 대상으로 제공하지 않는다"며 "국내 소비자는 '가짜 5G'만 쓰라는 거냐"는 주장이 나온다.

과연 '진짜 5G'와 '가짜 5G'가 있는걸까? 28㎓ 대역 5G 서비스는 무조건 좋은 걸까?

◇28㎓ 5G는 '진짜 5G'고 3.5㎓ 5G는 '가짜 5G'?…"특징 다를뿐 둘 다 5G"

그렇지 않다. '3.5㎓ 중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는 5G 이동통신'과 '28㎓ 고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는 5G' 모두 5G다. 단지 활용하는 주파수마다 특징이 다를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3.5㎓ 5G 서비스가 '가짜 5G'라는 비난을 받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28㎓ 고대역 주파수는 쉽게 표현하자면 '짧고 굵다'. 이론상 최대 20기가비피에스(gbps)의 속도까지 가능해 롱텀에볼루션(LTE) 4G보다 20배 빠르다. 그러나 전파도달 범위가 짧고, 장애물에 극도로 약해 잘 끊기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28㎓ 대역 5G는 서비스 커버리지가 3.5㎓ 대역 5G 대비 10∼15% 수준이며, 28㎓ 주파수 단말기는 심한 경우 손에 쥐는 것만으로도 신호가 끊기는 경우도 있다.

반면 3.5㎓중대역 주파수의 경우 전파도달 범위가 비교적 긴 대신, 최대 속도는 그만큼 빠르지 않다. 전파도달 범위가 비교적 길기 때문에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더 적은 기지국으로도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다.

즉, 속도가 빠르고 커버리지가 넓은 이상적인 '5G'는 존재하지 않는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올해 보고서를 통해 "10년 뒤인 오는 2030년에도 28㎓ 대역 등 고대역 주파수 5G 네트워크의 커버리지는 전 세계 도시 인구의 25%를 커버하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중·저대역 주파수 5G 서비스는 전 세계 도시 인구의 80%를 커버할 것으로 전망됐다.

본문 이미지 - 올해 3월6일 미국 버라이즌과 T모바일, AT&T는 28㎓ 안테나를 탑재한 갤럭시S20을 통해 고주파 대역도 지원하는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 AFP=뉴스1
올해 3월6일 미국 버라이즌과 T모바일, AT&T는 28㎓ 안테나를 탑재한 갤럭시S20을 통해 고주파 대역도 지원하는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 AFP=뉴스1

◇해외는 28㎓ 대역 5G 서비스 시작?…"실상은 하루에 겨우 7분 쓴다"

맞다. 한국과 첫 상용화를 다투던 미국은 28㎓대역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3월6일 미국 버라이즌과 T모바일, AT&T는 28㎓ 안테나를 탑재한 갤럭시S20을 통해 고주파 대역도 지원하는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워싱턴DC 등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 중이다.

일본도 지난 22일 KDDI가 도쿄 등 일부 지역에서 28㎓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은 아직이다. 지난해 4월3일 3.5㎓ 중대역 주파수에서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지만, 28㎓ 서비스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활용성이다. 28㎓대역 5G는 특성상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지난 4월 영국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은 "미국 버라이즌의 5G 서비스는 접속 가용성(실제 5G 사용시간 비율)은 0.5%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24시간을 기준으로 하루에 겨우 7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이같은 28㎓ 대역 5G의 한계를 고려해 소비자대상(B2C) 서비스가 아닌 기업간(B2B) 서비스로 먼저 준비하고 있다.

류정환 SK텔레콤 5GX 인프라그룹장은 지난 24일 진행된 5G 기술 세미나에서 "28㎓ 대역 5G 서비스는 B2B가 먼저"라며 "B2C에 대한 28㎓ 대역 5G 서비스 할당은 마케팅 정책 등 여러가지가 포함돼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본문 이미지 - 이동통신사 5G 광고 위에서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 뉴스1
이동통신사 5G 광고 위에서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 뉴스1

◇초시대·초능력·커다란 변화?…현실과 다른 이동통신사 광고는 '원죄'

이처럼 이동통신사에는 온당치 않은 비난이 가해지고 있는 부분도 분명 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의 '원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광고만큼의 서비스를 제공되지 않는 것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다.

이동통신사들은 그동안 △'초시대, 생활이 되다'(SK텔레콤) △'당신의 초능력'(KT) △'일상을 바꿉니다'(LG유플러스) 같은 슬로건을 내놓고 5G 서비스가 우리의 삶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처럼 광고해왔다.

그러나 5G 상용화 이후 1년5개월이 지났는데도, 전국은커녕 서울조차 실내에서 5G를 사용할 수 없는 곳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오픈시그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5G 서비스의 접속 가용성은 12.6~15.4%에 불과해 소비자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LTE에 비해 5G요금이 훨씬 비싸지면서 소비자들은 "5G가 터지지도 않고 대부분 LTE로 쓰고 있는데 요금만 5G를 내야 한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본문 이미지 -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5G 통신서비스품질평가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2020.8.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5G 통신서비스품질평가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2020.8.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5G 민원·불만 많은데도…과기정통부 "품질조사는 이통사 제출지역에서만"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방통위 통신분쟁조정위에 지난해 하반기 접수된 5G 품질관련 분쟁 접수 건수는 5건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82건까지 급증했다.

이처럼 5G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서두르며 이동통신사를 압박했던 정부는 이동통신사를 '감싸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함께 '2020년도 상반기 5G 이동통신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를 공개했지만, 5G 신호가 안잡혀 LTE로 전환되는 수치인 'LTE 전환율'은 이통통신사들이 제출한 '5G 구축지역'의 정보만 공개됐다.

이동통신사가 제출한 지역의 LTE전환율은 △4.87%(SK텔레콤) △4.55%(KT) △9.14%(LG유플러스)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원에 5G 이용자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5G 커버리지 내에서 5G 대신 LTE로 전환됐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41.6%로 나타났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그러나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통신사가 제출한 5G 구축시설에서 조사하면 소비자 체감보다 더 좋게 나오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3사가 제출하지 않은 지역은 5G 구축이 이뤄지지 않은 곳"이라며 "5G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는데, 5G가 잡히지 않은 곳을 측정해 LTE 전환율을 논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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