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재난문자 남발' 지자체…'공짜' 좋아하다 양치기 소년 될라

본문 이미지 - 격리자가족 호텔할인, 마스크 제공, 리무진버스 제공 등의 행정을 안전안내문자로 발송한 강남구청 ⓒ 뉴스1
격리자가족 호텔할인, 마스크 제공, 리무진버스 제공 등의 행정을 안전안내문자로 발송한 강남구청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격리자가족 위한 호텔마련! 할인혜택 투숙가능!'

흔한 광고문자 같지만 강남구청의 '안전안내문자'다. 이게 도대체 행정홍보문자인가, 안전안내문자인가.

최근 시도 때도 없이 울리면서도 '별 내용없는' 안전안내문자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행정 홍보까지 안전안내문자로 보내면서 발생하는 일이다.

실제로 강남구청의 경우 '격리자 가족 위한 호텔 할인', '해외입국자 리무진버스 제공' 등을 안전안내문자로 발송해 빈축을 샀다. 강남구청뿐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수많은 지자체들이 손씻기, 사회적거리두기 같은 위생수칙을 시시때때로 안전안내문자로 보내고 있다.

지자체들의 안전안내문자 남발은 먼저 안전안내문자가 '공짜'기 때문이다. 현재 안전안내문자로 발생하는 비용은 '공익목적'으로 각 이동통신사들이 부담하고 있다. 유료라면 1건을 보낼 때마다 최소 수백만~수천만원이 들텐데 이렇게 자주 보낼 수 있을 리 없다.

이처럼 지자체 입장에서는 안전안내문자로 행정을 안내하면 홍보에 별다른 비용이나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같은 행태가 진짜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공짜'라는 사실에 편승해 행정홍보를 일삼는 '본말전도'가 아닌가.

사람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안전안내문자를 받는 이유는 확진자 발생, 확진자 동선 안내 등, 코로나19를 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안전안내문자의 기준이 느슨해져 불필요한 정보가 많아진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이를 통째로 수신하지 않는다. 안전안내문자 발송에 명확한 기준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불필요한 안전안내문자가 늘면서 수신을 꺼두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구글, 네이버 등 검색사이트에서 안전안내문자를 검색하면 '안전안내문자 차단', '재난안전문자 차단'이 연관검색어 상위로 뜬다. 차단 방법이 '꿀팁'이라고 공유되는 것을 보면 일부의 사례는 아닐 것이다.

일부 지자체들의 '행정편의적'인 발상으로 반복해 울리는 안전안내문자. 피로감으로 수신을 꺼둔 사람들에게 언젠가 진짜 필요한 코로나19 정보가 닿지 않는 이솝우화 속 '양치기 소년'이 될까 두렵다.

본문 이미지 - 네이버 안전안내문자 연관검색어 ⓒ 뉴스1
네이버 안전안내문자 연관검색어 ⓒ 뉴스1

Kris@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