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경동나비엔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이 1조 5000억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14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7% 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만 보면 북미 콘덴싱·온수기·냉난방공조(HVAC)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해 수출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한 모양새지만, 북미 의존도가 커지면서 대외변수에 순이익이 민감하게 변동하는 리스크를 안게 됐다.
지난해 수출 확대와 환율 효과, 현지 단가 인상 등에 영업이익이 늘었음에도 순이익은 30% 가까이 줄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은 1조 5029억 원으로 전년(1조 3539억 원) 대비 1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41억 원으로 8.7%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904억 원으로 전년(1243억) 대비 27.3% 감소했다.
지난해 분기 흐름에서 경향성은 갈수록 커졌다. 경동나비엔의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394억 5500만 원과 454억 6400만 원으로 각각 9.8%와 34.8%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93억 8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487억 500만 원)와 비교해서 60.2% 줄었다.
매출·영업이익 증가에도 순이익이 크게 꺾인 건 환율 변동에 따른 해외법인 환산손익과 북미 법인의 재고 조정, 법인세의 조정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법인세의 일시적 차이에 따른 조정분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출 기업에 유리한 환율이더라도 △해외법인 환산손익 △재무비용 △파생상품 평가손실 등이 한 번에 반영될 시 순이익 급감은 수출 제조기업이 빠질 수 있는 패턴이다. 여기에 북미 일부 법인의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세전이익과 순이익이 영업이익 증가분을 따라오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동나비엔은 현재 전체 매출의 70% 안팎(국내 약 30%)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해외 매출 중에서 북미 비중은 60%에 달한다. 북미 시장에서 콘덴싱보일러와 온수기 제품군으로 각각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부진과 보일러 교체 수요 둔화 속에서도 매년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간 배경이다.
수익성 면에서도 북미를 중심으로 단행한 판매가 인상분이 연간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경기도 평택 서탄 공장 가동률도 지난해 본궤도에 올라 영업이익률도 개선됐다.
경동나비엔은 서탄 공장 내 '에코허브'를 규모를 2.5배 확장(현재 HVAC 연간 생산가능규모 200만→439만 대)하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관건은 북미 의존도와 환율 변동성이 심화한 상황에서 재고 관리를 포함한 복합 리스크를 얼마나 줄이느냐다.
북미 내 콘덴싱·온수기·HVAC 시장도 현지 재고 사이클과 건설·주택 경기, 정책 규제(효율 등급 기준)에 따라 수요가 출렁인다.
경동나비엔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친환경·고효율 에너지 전환 설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영국에서 판매 중인 콘덴싱 가스보일러에 수소 20%를 혼입해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수소 20% 레디' 인증을 획득했고 수소마을(H2 Village)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소 보일러 전환 기술을 선점하고 있다.
100% 수소가스 공급 시 기존 보일러를 수소보일러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 키트, HVO(수소화 식물성 오일)를 연료로 사용하는 기름보일러 개발도 병행 중이다.
경동나비엔은 주주 환원을 위해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총배당금은 약 108억 3969만 원, 시가배당률은 1.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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