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KCC(002380)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면서 건자재 업환 부진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실리콘 사업은 2023년 이후 2년여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초부터 '내실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KCC가 실리콘 등 '캐시카우'(cash cow)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0.1% 감소한 1404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장 기대치였던 1192억 원보다 18% 높은 수치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자재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실리콘'이 효자 역할을 했다.
증권가에서는 실리콘 부문 영업이익이 400억 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2분기 실리콘 부문 영업이익을 전년동기 대비 153% 오른 466억 원으로 추정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이번 실적은) 실리콘의 드라마틱한 개선이 주 원인"이라고 짚었다.
KCC 관계자는 "실리콘과 도료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난해와 유사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했다.
증권가와 업계 전망대로라면 400억 원대 영업이익은 실리콘 사업이 적자를 기록했던 2023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실리콘 영업이익이 1000억 원 중반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730억 원이었다.
사업 호조는 고부가가치 제품군 집중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산업용, 농업용 첨가제, 전자재료를 중심으로 매출이 신장하면서 수익성이 안정세에 접어든 것이다.
원가 개선 영향도 있다. 주요 원료가격이 하락 추세인데다 재고 자산을 줄이고 판매비와 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실리콘 사업은 특정 산업에 업황이 좌우되지 않는 편"이라며 "흑자 전환한 지난해보다 준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도료 부문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 중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축용 도료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동기 대비 2.4% 늘렸고 이번 2분기 역시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KCC 도료 사업은 비(非)건축용 도료가 핵심이다.
도료 매출의 75%가량을 자동차와 선박, 공업용 도료 등이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와 선박 등 전방 산업이 최근 호조를 보이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들 품목은 고난도 배합 및 제조 기술이 필요해 건축용보다 수익성이 높다.
올해 KCC는 '내실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정몽진 KCC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IMF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이 될 수 있다"면서 '현금 흐름 중심의 내실 경영'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과 비 건축 도료 등 캐시카우에 집중하는 올해 전략을 숫자로 증명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