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글로벌 사업 전초기지로 미국을 최우선 고려하는 대부분의 국내 스타트업들이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보다 개발도상국을 먼저 공략하는 게 사업 확장 기회가 더욱 많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은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와이즈 콘퍼런스 2025 서울'을 개최했다. 와이즈 콘퍼런스는 UN과 임팩트창업 생태계 간 소통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이다.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 UN 사무국에서 처음 열렸다.
이날 '글로벌 확장 전략과 인사이트' 토론에 참여한 김종갑 GDIN 대표는 "세상은 넓고 시장은 다양하지만 한국 스타트업들은 좁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GDIN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기관으로 지난 10년간 1100건 이상의 해외 파트너십 체결을 이끌었다.
그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보면 90% 이상이 미국에 가고 싶어 하지만 이는 (세계 시장에 대해) 아는 게 없기 때문"이라며 "내 기술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사람은 전 세계에 모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개발도상국에 대해 경제력이 부족하고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미국과 유럽의 성장 속도는 줄고 있고 중남미, 동남아시아의 소득 수준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구 구조가 젊은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시장을 두고 규제와 경쟁이 가득한 선진국에 가서 고생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을 때 성공할 수 있는 조건으로는 조직문화를 꼽았다. 팀원 간 대화보다 성과를 중요시하는 한국의 조직문화로는 글로벌에 진출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월터 반 하툼 주한유럽연합대표부 참사관은 한국 스타트업이 유럽에 진출하려면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에 도움이 되는 사업 모델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환경 규제가 덜한 국가로 진출한다면 당장의 수익은 높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음 세대와 기업에 도움이 되긴 어렵다"며 "EU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의 유럽 진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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