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9년 연속 배당을 확대하며 주주 권익 보호에 나서고 있는 경동나비엔(009450)이 지배구조 개선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2개를 추가로 개선하며 준수율을 10%p 이상 끌어올렸다.
26일 경동나비엔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10개(66.7%)를 준수했다.
이는 경동나비엔이 속한 '자산 총액 1조 이상 2조 미만' 기업들의 2024년 공시(2023년 사업연도) 평균 준수율(45.6%)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경동나비엔은 올해로 세 번째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했다. 보고서에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한국거래소가 준수를 장려하는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등이 담겼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는 지배구조 핵심 원칙 준수 여부를 공시하고 이를 지키지 못한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하게 하는 제도다.
2017년 한국거래소의 자율 공시로 처음 도입됐으며 지난해부터 코스피 상장사 중 자산 규모 5000억 원 이상 기업까지 공시가 의무화됐다.
2023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비교하면 경동나비엔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53.3%에서 13.4%P 늘어났다.
2023년 미준수 항목이던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와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는 개선했다.
지난해 기준 경동나비엔이 미준수했다고 공시한 항목은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등이다.
먼저 경동나비엔은 2년 연속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항목을 준수하지 못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배당 결산배당 기준일을 전년과 동일하게 매 결산기말로 의결했는데 이는 통상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평가받는다.
다만 올해 주총에서 배당절차 개선을 위해 정관을 개정한 만큼 내년에는 배당절차 선진화 대열에 동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 점도 지적 대상이 됐다. 지표는 이사회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 제고 및 원활한 진행을 위해 대표이사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다.
집중투표제 미도입도 지적 사항 중 하나다. '집중투표제'란 이사를 선임 시 주주가 보유한 의결권을 특정 후보자에게 집중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각 주주에게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의결권을 부여하고 모든 이사를 동시 표결을 통해 최다 득표순으로 선임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소액주주의 대표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또한 경동나비엔은 이사회는 모든 구성원이 남성으로,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항목도 미준수로 분류됐다.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은 "이사 후보 추천 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지닌 여성 후보자를 추천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공식적인 정책은 없지만 사내 HR팀이 관련 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비교적 준수한 준수율을 기록했으며, 미흡한 항목에 대해서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을 포함한 상법 개정안 재입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투명한 지배구조 구현을 위해 기업지배구조 관련 운영규정 및 주요 활동 내역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자사 성장 경로와 조직문화를 반영한 기업지배구조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경동나비엔은 9년 연속 배당 확대 정책을 펴가고 있다.
2016년 1주당 100원 규모였던 배당금은 매년 50~100원씩 증가해 2024년엔 550원 규모의 배당이 이뤄졌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00원 늘어난 1주당 650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총액은 93억 9400만 원이며, 시가배당률은 0.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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