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사이클' 반도체 인재 쟁탈전…삼성·SK하닉 '쉽지 않네'

최근 5년간 직원 증가율 미미…해외 기업들 채용문 넓히는 중
삼성·SK도 글로벌 인재 영입 추진…보상 제도 혁신 필요 지적도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회사의 미래 중장기 성과 창출에 대한 임직원의 동기부여를 위해 성과연동 주식보상(PSU·Performance Stock Units) 제도를 시행한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주가 상승폭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PSU를 시행하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을 이날 사내 공지했다. 2025.10.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회사의 미래 중장기 성과 창출에 대한 임직원의 동기부여를 위해 성과연동 주식보상(PSU·Performance Stock Units) 제도를 시행한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주가 상승폭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PSU를 시행하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을 이날 사내 공지했다. 2025.10.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반도체 산업 '슈퍼 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인재 쟁탈전에도 불이 붙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재에 대한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D램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또한 인재 지키기 및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마이크론,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경쟁사의 핵심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5년간 직원 수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등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목표 달성장려금 (TAI) 등 단기적 보상을 통해 인재 이탈을 막아왔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인재 영입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기존의 단기적 보상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5년간 직원 증가율을 보면 기업들이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반도체 사이클이 HBM을 제외하고 불황이었고, 코로나 시기가 겹쳤다는 점을 감안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직원 수 증가는 미미했다.

23일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에 따르면 2020년 약 11만 1000명이었던 직원 수(글로벌 기준)는 2021년 약 11만 3000명(1.8% 증가), 2022년 약 12만 명(6.2% 증가), 2023년 약 12만 2000명(1.7% 증가), 2024년 약 12만 5000명(2.5% 증가)으로 증가율이 한 자릿수대에 머물렀다.

HBM 호황의 수혜를 누렸던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직원 수 증가 폭은 미미했다. 2020년 약 2만 8000명이었던 직원 수는 2023년까지 매년 증가했지만(2021년 10.7%, 2022년 3.2%, 2023년 0.2%) 증가 폭은 줄어들었다. 게다가 2024년에는 직원 수가 약 3만 1388명으로 오히려 전년도보다 2.1%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올해에도 직원 수 증가율 추정치는 한 자릿수(삼성전자 3%, SK하이닉스 7.1%)에 머물렀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인재 영입에 난항을 겪는 동안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첨단기술 인재가 많은 경쟁국과 경쟁사에서도 핵심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채용문을 넓히는 중이다. 특히 우수한 능력을 인정받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의 인재를 노골적으로 겨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한국 지사를 통해 HBM 설계 및 공정 분야의 경력직 채용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인재를 겨냥해 기존 연봉의 2~3배에 달하는 금액과 수년에 걸친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을 제안하기도 했다.

인텔 또한 자체 HBM 개발 및 생산을 선언하며 한국의 우수 엔지니어들에게 높은 수준의 연봉과 보너스, RSU를 포함한 보상 패키지를 제시하며 국내 인재들의 이직을 유도하고 있다.

본문 이미지 -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사진은 25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4.7.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사진은 25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4.7.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국내외 인재 확보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대만에서 2년 이상 메모리반도체 관련 경력이 있는 엔지니어를 채용한 바 있다. 당시 영입 대상은 메모리 사업 개발과 영업, 공급망 관리 등 직무 관련 인재들이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10월 월간 하이닉스 탤런트'를 통해 HBM 회로 설계와 검증, 설루션 설계 등 10개 직무에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다. 아울러 설계 공정과 양산 등 분야에선 신입 채용도 진행 중이다.

다만 마이크론이나 인텔 등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국내 핵심 인재들의 이직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인재들을 뺏기지 않는 보상 제도 혁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OPI와 TAI 등 단기적 보상을 통해 인재 유출을 막았지만 해외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재 영입을 추진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장기적 보상 또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그룹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 시행을 공식화했다. PSU는 직급에 따라 200~300주를 약정한 뒤, 향후 3년간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자사주로 지급되는 장기 성과보상제도다.

SK하이닉스도 임원급을 대상으로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두 기업이 주식보상 제도를 도입한 데는 당장의 인재 유출을 막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다.

이러한 보상 제도의 변화는 패러다임 변화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당장은 노사의 반대에 직면하며 난항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과의 인재 영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상 시스템 대수술'이 필요한 만큼 제도의 정착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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