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LG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LG그룹은 금성사 시절 만든 국내 최초의 라디오 'A 501'을 모티브로 특별 제작한 '창립 70주년 에디션 포터블 스피커'를 오는 3월 임직원에 지급할 계획이다.
LG전자의 현재를 있게 한 라디오 'A 501'을 모티브로 한 데는 남다른 의미가 담겨있다. LG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LG전자가 위기에 빠져있지만, 전통과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 전하기 위해 스피커를 특별 제작했다. '창립 70주년' 로고를 달고 , 옛 'A 501'라디오의 느낌이 나게 전면에 'Gold Star(금성)'를 새겼다. 이 제품은 시판되지 않고 임직원에게만 지급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19일 최고경영진과 가진 70주년 기념 행사에서 "지난 세월 여러 난관을 헤쳐 나가면서 얻은 교훈들을 깊이 새겨 다시 한번 변화하고 혁신해야만 한다"며 "창업 정신을 고취하고 더욱 살려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자"고 당부했다.
LG의 창업정신이 담긴 'A 501'은 금성사가 1959년 대한민국 최초의 라디오로 만들며 국내 전자업계 역사에 획을 그은 제품이다. 한국전쟁 이후 당시 국내 암시장에서 거래된 미국 제니스 라디오는 쌀 50가마에 해당하는 45만환에 팔리는 등 사치품에 속했다.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설립한 구인회 회장은 1958년 금성사(현 LG전자)를 설립하고 임원들을 불러모아 라디오 개발을 지시한다. 임원들은 '기술 수준이 낮아서 힘들다'고 반대의견을 내놓았지만 구 회장은 '기술을 외국에서 배워오면 되지 않느냐'고 호되게 꾸짖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구 회장은 "우리가 언제까지 미제 PX 물건만 사 쓰고 라디오 하나 몬 맹글어 되겠나. 우리가 한번 해보는 기라. 일본 도시바가 하는 거 맹키로 안되겠나"라고 했다고 한다.
이후 수입 라디오를 수리하던 기술자를 모으고 독일 업체의 기술을 이전받는 등 1년여간의 우여곡절 끝에 1959년 11월 국내 최초의 진공관 라디오가 탄생하게 된다.
1970년까지 금성사 라디오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국민 라디오에 등극한다. 금성사는 1965년 냉장고, 1965년 전기밥솥, 1966년 흑백TV, 1968년 에어컨, 1969년 세탁기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국내 전자업계의 1인자로 우뚝 섰다.
LG는 고 연암 구인회 창업주가 1947년 부산 서대신동에서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설립하면서 출발했다. 70년간 화학·전자산업을 개척, 국가산업 및 경제발전에 이바지했다. 플라스틱, 치약, 세탁기, 냉장고 등의 제품을 개발했다. LG는 창립 초기 매출 3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매출 15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종업원 수는 20명으로 시작해 지난해 22만2000여명(국내 13만7000명, 해외 8만5000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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