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보장인데 수익률이 이렇다고?"…IMA가 뭐길래[손엄지의 주식살롱]

자기자본 8조 이상 증권사의 체력과 신용을 전제
목표 수익률 연 4~8%…증권사가 원금 지급 보증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한국투자증권에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도입·출시된 종합투자계좌(IMA)에 직접 가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한국투자증권에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도입·출시된 종합투자계좌(IMA)에 직접 가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처음 출시한 종합투자계좌(IMA) 상품이 각각 1조 590억 원과 950억 원의 자금이 몰리며 단숨에 마감했습니다. 원금 보장과 짭짤한 수익이라는 지금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겨냥했다는 평가입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맡아 기업에 대출하거나 회사채, 기업금융(IB) 자산 등에 투자한 뒤 그 운용 성과를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입니다. 은행 예금처럼 돈을 맡기지만, 운용 방식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활용해 온 구조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IMA 제도는 골드만삭스나 JP모건처럼 다양한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은행 모델을 국내 증권사에도 허용하자는 취지에서 2017년 도입됐습니다. 다만 실제 상품이 나오기까지는 약 8년이나 걸렸습니다.

상품 출시도 아무 증권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이어야 하고, 금융위원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도 받아야 합니다. 현재 이 요건을 충족해 1호 사업자로 지정된 곳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입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IMA가 단순한 '리테일 상품'이 아니라 증권사의 체력과 신용을 전제로 한 제도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IMA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원금 지급 의무'입니다. 만기가 설정된 IMA는 운용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증권사가 원금을 돌려줘야 합니다. 겉으로 보면 예금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자는 예금보다 훨씬 공격적입니다.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구조로, 안정형·일반형·투자형에 따라 목표 수익률은 연 4%대에서 최대 8%대까지 높아집니다.

IMA는 예금자보호법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은행 예금처럼 국가가 보호해 주는 구조가 아니라, 증권사의 신용을 믿고 돈을 맡기는 상품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증권사가 파산하면 원금 회수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원금이 보장된다는 말은 '증권사가 정상적으로 존재한다는 전제하에서' 성립합니다.

단기 자금 운용에 적절하지도 않습니다. 대부분 만기가 1년 이상이고, 투자형의 경우 3년에서 길게는 7년까지 설정됩니다. 중도 해지 시에는 수수료 부담도 있습니다. 물론 기준 수익률을 초과한 성과에 대해 두 자릿수에 달하는 성과보수가 붙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IMA는 '안전한 중수익 상품'보다는 증권사의 운용 역량을 믿고 시간을 맡기는 상품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예금'의 시대는 저문 것일까요? 답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안정형 IMA는 사실상 고금리 채권형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고, 투자형은 이름 그대로 모험자본 성격이 강합니다.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장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와 비교해도 구조적 우위가 명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IMA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금리는 내려오고,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커졌고, 투자자들은 '완전한 안전'도 '완전한 위험'도 아닌 중간 지대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모험자본 확대'라는 정책적 분위기와도 맞아떨어집니다.

IMA는 우리의 자금이 안전한 예금에 묻혀있기보다는 좀 더 생산적인 곳에 투자되고,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IB처럼 좀 더 다양한 곳에 투자해 보는 새로운 '생산적 금융'의 시작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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