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11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록한 월별 최대 순매도 기록을 깼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를 대거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모두 받아내며 '상승'에 베팅했다.
증권업계는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잦아들고 연말에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4조 4560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3월 기록한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12조 5174억 원)를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 통합으로 보면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16조 3530억 원을 순매도했다. 더 가파른 매도세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10조 445억 원)다. 다음으로 삼성전자(2조 2642억 원)를 많이 팔았다. 전체 매도의 75%가 두 종목에 쏠렸다.
해당 기간 개인투자자는 10조 9396억 원을 순매수했는데 대부분이 SK하이닉스를 7조 1480억 원, 삼성전자를 1조 3959억 원 사모았다. 매수의 78%가 두 종목에 집중됐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4개 종목은 개인 순매수 상위 4개 종목과 일치한다. 외국인의 역대급 매도 물량을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외국인이 11월 반도체 종목에 대해 역대급 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을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2020년 평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10월 들어 가파르게 쌓이던 두 종목의 공매도 물량도 줄었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는 지난 10월 20일 0.29%에서 이달 28일 0.03%로 감소했다. 삼성전자 역시 0.02% 수준에 그친다.
증권업계는 꾸준히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 SK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가 100만 원, 삼성전자는 17만 원을 제시했고, KB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각각 87만 원, 16만 원으로 상향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81조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5.8배, 주가순자산비율(PBR) 2.2배인 SK하이닉스의 적정 시총은 633조 원으로 이는 PER 9배, TSMC 시총 (2111조 원) 대비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이 100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의 시장 점유율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고, 업황 개선이 급격히 나타나고 있는 범용 DRAM의 가격도 전년 대비 56% 급등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밸류에이션(가치)은 경쟁사 대비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올 연말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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