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권의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현황 파악을 마친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규제 방안 마련에 나섰다. 그간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로 초점이 모아졌으나 '비거주 1주택', 이른바 '갭투자'(전세 낀 매매)를 겨냥한 규제 범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으며 '갭투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금융당국도 규제 수단을 총동원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 개선을 위한 4차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으로부터 취합한 2주택 이상 다주택자(임대사업자 포함)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규제 방안 마련을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
금융당국은 지난주 전 금융사를 대상으로 △보유주택 수별 주담대 잔액 현황(일시상환·거치식·비거치식 분할상환 구분) △대출 순위별 잔액 현황(선순위·후순위) △보유주택 수 및 잔존 만기별 주담대 잔액 현황 △주택 유형·지역별 주담대 잔액 현황(2026년 상·하반기 만기 도래액) 등 구체적인 통계를 취합하는 데 집중했다. 이날 4차 회의가 지난달 24일 이후 1주일 만에 열린 배경이다.
그간 규제의 초점은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맞춰졌다. 금융당국은 수도권 집값 과열 상황을 감안해 지방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기존 대출도 만기 연장 시 신규 대출(LTV 0%)과 동일하게 심사해 사실상 전액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6·27 대출규제 및 9·7 공급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의 다주택자·임대사업자 대출에는 담보인정비율(LTV) 0%가 적용되고 있다.
상황이 반전된 건 지난주 이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초고가 주택은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각종 규제와 부담은 실주거용 1주택을 기본으로 하되, 주거 여부·주택 수·주택 가격 수준·지역 특성 등에 따라 세밀하게 가중치를 두겠다"며 "통상적 주거는 적극 보호하되 주택을 이용한 투자·투기는 철저히 봉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1주택자의 전세대출은 2억 원으로 제한됐다. 기존 SGI서울보증(3억 원), 주택금융공사(2억 2000만 원), 주택도시보증공사(2억 원) 한도를 일괄 하향 조정한 것이다. 갭투자를 겨냥한 조치로, '전세 갈아타기'나 '전세금 증액' 시에도 변경된 규정을 적용받도록 했다.
당장 이 한도를 더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1주택자 전세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하도록 한 데 이어, 한도 축소를 통해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수순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며 "금융권 의견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토지·상가·건물 등 비거주용 임대사업자도 규제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임대사업자는 주거용·비거주용 임대수익 비중에 따라 유형이 나뉘는데, 비거주용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주택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주담대 위험가중치(RWA) 상향도 유력한 카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주담대 RWA를 15%에서 20%로 올렸으며, 이를 25%까지 추가 상향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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