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스테이블코인 발행 독과점 우려…은행 지분 50%→15%로 낮춰야"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절반 이상 차지하면 독과점 우려"
"은행권 컨소시엄 지분율 15%로 낮춰야…기술기업이 경영권 행사 필요"

본문 이미지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거래 인프라 제도화 방향'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2026.1.16./뉴스1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거래 인프라 제도화 방향'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2026.1.16./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은행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컨소시엄 간 경쟁을 활성화하고 혁신 서비스를 유도하려면, 은행이 컨소시엄 지분을 과도하게 차지하는 구조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은행권이 컨소시엄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하는 방식 대신, 은행 몫을 15% 수준으로 낮추고 핀테크·기술기업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나정 라이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거래 인프라 제도화 방향' 토론회에서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논의 중인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지분 50% 이상 보유 방안'이 현실화하면 시장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가 주최하고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주관했다.

이 변호사는 은행권이 컨소시엄 지분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는 구조가 굳어질 경우 컨소시엄 간 경쟁이 제한돼 시장 혁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법상 각 은행은 다른 기업의 의결권이 있는 컨소시엄의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 컨소시엄 지분의 50% 이상을 차지하려면 최소 4곳 이상의 은행이 동일한 컨소시엄에 참여해야 한다. 이 경우 컨소시엄 수가 제한돼 시장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시중은행 숫자를 고려하면 컨소시엄이 1~2개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은행 외 혁신 기업의 참여 기회를 좁히고 시장 경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에서도 과점 양상이 나타난 사례가 있는 만큼, 스테이블코인 역시 소수 컨소시엄이 시장을 좌우하는 구조로 가면 비판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위가 은행법 감독규정을 확대 해석·개정해 개별 은행의 컨소시엄 지분 보유 한도를 15% 이상으로 완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 특정 업권에 특혜를 준다는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결국 무작정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강제하기보다, 발행사의 운영 역량을 엄격히 평가해 인가를 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시장 내 지배구조는 자율 경쟁에 맡기는 것이 금융 혁신의 본질"이라며 "컨소시엄 내 은행의 지분율을 조정해 1~2개 은행이 참여한 복수의 컨소시엄을 통해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기업의 진입도 적극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라는 점에서 결제 네트워크 관리가 탁월한 핀테크 기업이 운영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도 다양한 경제 주체의 진입을 허용해 시장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 기업도 엄격한 감독을 받고 제도권 신뢰를 확보한 주체이며, 내부통제 역량이 검증된 기업이면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수탁과 감사를 통해 상호 견제 시스템을 구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문철우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도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문 교수는 "은행 중심 지배구조가 굳어지면 혁신 기업의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독과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컨소시엄에서 은행권 지분을 15~30% 수준으로 제한하고, 기술기업이 경영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 리스크가 은행 시스템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며 "스마트 콘트랙트 등 '프로그래밍 머니' 핵심 기술이 은행의 보수적인 문화와 공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국회는 이러한 의견들을 고려해 조만간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체적 일정은 밝히지 못하지만, 쟁점을 조율해 정부와 협의해 법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현재 쟁점들을 최종 조율하는 단계"라며 "올해 날씨가 풀리기 전에 조속히 통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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