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운명 가를 22대 국회 산자위 임박…예산 확보 가시밭길

4일 첫 상임위 열어 간사 선임…본격적인 안건 논의는 내주 예상
화두는 동해유전 개발…야당 '철저한 검증' 예고 속 사업추진 난망

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내정 의원들이 6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News1 이광호 기자
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내정 의원들이 6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동해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전 개발을 위한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제는 예산권을 쥔 국회의 시간이 다가왔다.

시추 1회당 최소 10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에서는 철저한 검증을 벼르는 상황이다.

특히 야당은 정부가 제시한 프로젝트 사업성과 관련한 일련의 모든 발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3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2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4일 첫 상임위를 열어 여야 간사를 선출한다. 본격적인 안건 논의 회의는 다음 주 중 여야 협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2대 국회 산자위 최대 이슈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이미 원구성 전부터 프로젝트 적정성 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지난달 18일 국회 산자위 소속 민주당 국회의원 일동은 국회 소통관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묻지마 밀어붙이기 사업 추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국민과 국회 동의 없이는 단 1원의 예산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이들은 "국민들은 MB 시절 묻지마 밀어붙이기 해외자원개발의 실패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그리고 정상적인 정부라면 겹겹이 쌓여 있는 의혹을 우선 해소하고 국회와 국민의 동의를 구한 후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해당 공동 기자회견문에는 민주당 산자위 국회의원 전원이 연명했다.

국회는 정부 예산안의 '삭감 권한'을 쥐고 있다. 직접적인 예산 편성 권한은 없다지만, 정부 예산안을 삭감할 수 있는 만큼 사업추진에 절대적인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 구조가 더 심화된 상황에서는 야당의 협조가 더 절실하다.

이번 22대 산자위 위원 구성만 봐도 민주당 17인, 국민의힘 10인이다. 여기에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각각 1명이다. 그나마 산자위 위원장은 여당인 국민의힘으로 돌아갔지만, 절대 '의석수'에서 밀리는 수세적인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국회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 프로젝트 추진에 명분을 제시해 준 미국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Act-Geo)에 대한 검증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이번 계획을 직접 발표하기까지 대통령실과 산업부의 논의 과정 등에 대한 투명한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열린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News1 김성진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열린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News1 김성진 기자

일련의 사업과정에 대한 의혹들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예산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게 범야권의 입장으로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내년 상반기 최소 1개의 유망구조 시추를 염두에 두고 최소 1000억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변수가 많은 자원 탐사·개발의 성격상 일단 1개의 시추공부터 뚫어본 뒤 시추 횟수 등을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나, 야당은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 없이는 예산안 통과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예산 관련 논의는 첫발도 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직접 '사업 성공 가능성'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안 장관은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석유공사가 투자유치 설명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글로벌 메이저(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실질적으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공유하면서 어느 정도 규모로 어떻게 투자를 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메이저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야당이 지적하고 있는 사업성 관련 의혹들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으로 읽힌다.

안 장관은 또 "중국과 일본은 각각 4만 8000개 시추공과 800개 시추공을 가지고 자원 탐사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50개에서 70개 시추공을 가지고 탐사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우리 자원을 개발하고 자원 안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산업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첫 탐사 시추를 위한 착수금 성격의 예산 100여억 원을 마련해 둔 상태다.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4개월간 약 1000억 원을 투입해 7개의 유망구조 중 1곳에서 탐사 시추를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노르웨이 시드릴사와 시추선 임대 등 다수의 용역 계약을 맺었다.

당장 올해 들어갈 자금은 착수비 성격의 100여억 원이다. 나머지 약 900억 원은 첫 탐사 시추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내년에 지급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자금은 내년부터 들어간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약 20%의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본다. 시추공 1개에 약 1000억 원씩, 5000억 원가량이 소요된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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